코미디는 불황이 없다. 오히려 경제가 힘들수록 사람들은 코미디를 통해 힘을 얻는다. 웬만한 잘 나가는 드라마 시청률인 20%를 거뜬히 넘기는 KBS 2TV ‘개그콘서트’를 보자면 이 같은 말은 더욱 절실히 와 닿는다. 현재 지상파 3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는 ‘개콘’을 비롯, SBS ‘웃찾사’ MBC ‘개그야’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은 그 동안 ‘개콘’에게만 한정된 얘기로 통했다. 지난해 ‘웃찾사’를 비롯, ‘개그야’는 시청률 한 자릿수를 보이며 부진을 거듭해왔다. 코미디가 가지고 있는 힘을 벗어나 프로그램 컨텐츠적으로 경쟁력이 부재했다는 뜻이다. 특히 ‘개그야’는 자정께 방송되는 시간대와 함께 낮은 시청률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존폐위기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다행히 최근 들어 ‘웃찾사’는 10%대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며 점차 회복의 기세를 보이고 있다. ‘웃찾사’의 대표 코너 ‘웅이 아버지’와 ‘내일은 해가 뜬다’ 를 비롯, ‘최면의 끝’과 ‘믿거나 말거나’가 급부상 하면서 서서히 오름세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새 코너 '묵언수행' '가라' '슈퍼스타 송형수' 등도 선보였다. 강성범 또한 ‘강가야 현가야’ 코너를 통해 복귀했고, 여기에 과거 ‘웃찾사’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개그 듀오 컬투도 이달 말 복귀를 앞두고 있다. SBS 하금열 사장은 기자들과의 신년회 자리에서 즐겨보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웃찾사’를 언급했다. 하 사장은 ‘웅이 아버지’ 등 구체적인 코너명까지 언급하며 앞으로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기대를 드러냈다. 그 동안 ‘웃찾사’는 대표 코너를 비롯,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캐릭터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꼽혔다. ‘화상고’의 김기욱이나 만사마의 정만호 등 과거 인기 있었던 개그맨들의 부재 또한 마찬가지다. ‘개콘’에서 김대희나 김준호 김병만 등이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신인들과 잘 융합되는 모습과는 반대 양상인 셈이다. 나머지 두 프로그램에 비해 ‘개콘’이 시청자 층이 폭넓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오래 동안 개그 프로그램에서만 발을 담그고 있는 제작진 등이 연출을 맡으며 힘을 실었다. ‘웃찾사’의 박재용 PD는 “옛날에 전성기를 달렸던 ‘웃찾사’의 개그맨들이 다시 나와 준다면야 좋겠지만 그들로서도 개그 아이템을 생각하고 짜는 일련의 과정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박정훈 SBS 예능국장은 신년회 자리에서 “개그맨들이 일주일에 한번 방송될 한 코너를 위해 일주일간 꼬박 힘들게 개그를 준비해 무대에 오르는 것보다 쉽게 무대에 올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을 찾는 실정”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조만간 신인들이 유입되고 새로운 코너들이 많이 선보여지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과거 ‘최수종 쇼’ ‘김혜수의 플러스 유'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 등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한 박 PD는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 또한 나름 재밌고 즐겁다”며 “더 나은 코미디를 보여드리기 위해 개그맨들을 비롯, 연출진 또한 하루에도 수십 번 일상생활에서조차 아이템을 생각하느라 고심을 거듭한다. 충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웃찾사'가 제 2의 전성기를 위해서는 '웃찾사'의 개그맨들 스스로가 소재와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방송사 스스로도 신인 개그맨 뿐만 아니라 옛날 명성을 가진 개그맨들이 개그를 계속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마련하는 일도 필요할 때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