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열전' LG, 등번호에 얽힌 사연도 가지가지
OSEN 기자
발행 2009.01.21 09: 13

LG 트윈스 선수단의 등번호가 21일 확정됐다. 새롭게 확정된 등번호는 특별한 이유로 같은 번호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저런 사연과 함께 바뀐 경우도 있는데, LG 트윈스가 몇 선수의 사연을 공개한다. 먼저 그동안 달고 싶었던 번호로 바꿔 단 선수들. 대표적인 예가 봉중근이다. 봉중근은 작년 한 해 47번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그가 원하던 번호는 원래 51번이었다. 고교시절 최고의 외야수이기도 했던 그가 이치로나 켄 그리피 주니어 등의 유명 외야수들을 좋아해서다. 그렇지만 봉중근은 51번을 달 수 없었다. 51번은 유망주인 정의윤의 번호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봉중근이 올해 51번으로 바꿀 수 있던 것은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포수 최승환 덕분이다. 사실 정의윤이 원하던 것은 최승한이 쓰던 24번이었던 것. 정리하자면 24번을 원하던 정의윤이 빈 번호로 이동하려 번호를 포기하자, 봉중근이 원하던 번호를 달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정의윤은 군입대 해 24번은 결국 이병규의 몫이 됐다. 또 다른 유형으로 신체적 특성을 보완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등번호를 선택한 선수들을 들 수 있다. 박용택은 언제나 33번을 써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마른 체형이라 크게 보이고 싶어서 33번을 선택했다. 번호를 부를 때 ‘삼삼’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정재복의 55번도 그렇다. 그는 “큰 체형을 더 크게 보이게 하고 싶어서 55번을 택했다. 사실 시속 155km라는 상징적인 직구를 던지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남들과 다른 번호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조인성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남들이 꺼려하는 숫자 4가 두 번이나 들어있어서 골랐다. 남들과 다른 선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67번을 쓰는 심수창은 “67번 투수는 별로 없지 않나. 처음부터 원했던 번호는 아니었지만 이젠 67번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 번호를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등번호에 얽힌 선수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선수들의 다양한 사연을 소개한다. 안치용(61) : 데뷔 후 28번을 달고 싶어 매년 등번호를 정할 때마다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사람들이 자꾸 박찬호 선수 좋아하냐고 묻는데, 남는 번호라 골랐던 것 뿐이다. 08시즌 전, 처음으로 번호 같은 것도 신경 안 썼다. 08시즌 61번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앞으로도 계속 달 생각이다. 최원호(45) : 대학 때 27번을 쓰다가 현대 시절부터 45번을 썼다. LG로 트레이드 되면서 27번이나 혹은 다른 번호를 달고 싶었는데, LG구단에 오자마자 등번호 45번 유니폼이 준비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프런트의 너무 재빠른 조치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것도 인연이려니 생각하고 계속 쓰고 있다. 김광삼(7) : 신일고 시절부터 잘치는 왼손 좌타자의 상징은 7번이었다. 김재현 선배의 번호도 7번이라 7번을 원했지만 잘 안되어 52번을 써왔었다. 5+2는 7이지 않은가. 이제 제대로 7번을 달았으니, 멋진 왼손 타자가 되고 싶다. 이병규(24) : 9번을 달까도 생각했지만, 제2의 이병규라는 이미지를 너무 강하게 갖고 싶지는 않았다. 24번은 번호의 모양이 예뻐서 골랐다. 이종열(15) : 프로 첫 등번호는 53번이었다. 신인이던 시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생각보다 좋은 기량을 보였었다. 그러자 당시 백인천 감독님이 53번은 너무 큰 숫자라며 다른 선수의 번호를 떼어 주셨다. 당시에는 번호를 내어주신 선배님께 죄송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달게 된 15번이지만, 이제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번호다. sun@osen.co.kr 지난 시즌 47번에서 올 시즌은 자신이 원하던 51번으로 바꾼 봉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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