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대서 녹록지 않은 경력을 쌓은 우완 릭 구톰슨(32)이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KIA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금 7만 달러, 연봉 23만 달러 등 총액 30만 달러에 지난시즌까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서 뛰던 우완 구톰슨을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2005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으며 일본 무대를 밟았던 구톰슨은 4시즌 동안 선발 요원으로 활약하며 27승 29패 평균 자책점 3.52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구톰슨에게는 달갑지 않은 전력도 있다. 2007시즌 중반 그는 발모제에 포함된 피나 스테라이드 성분으로 인해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바 있다. 구톰슨은 이로 인해 20경기 출장 정지 및 6만 3000달러의 벌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피나 스테라이드는 대머리들의 발모제인데다 올해부터는 금지약물에서도 제외돼 경기를 치르는데는 문제가 없다. 일본서 513⅔이닝 동안 피안타 489개와 탈삼진 329개를 기록, 기본적인 구위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는 투수다. 2006시즌에는 9승 10패 평균 자책점 2.85의 성적을 올리며 173⅔이닝을 소화, 이닝 이터로써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 와다 쓰요시(28), 아라가키 나기사(29), 사이토 가즈미(32) 등 유망한 선발진을 갖춘 소프트뱅크서 4,5선발로 활약했다. 특히 구톰슨은 릴리스 포인트 이후 팔이 내려가는 순간에도 포수 미트를 응시하는 투수다. 공을 손에서 놓은 이후 고개가 흔들리거나 눈을 감아버리며 제구가 흔들리는 스타일의 투수가 있는 데 반해 구톰슨은 기교파 좌완 나루세 요시히사(24. 지바 롯데)처럼 공이 손에서 떨어질 때까지 포수를 바라보며 던진다. 이는 볼끝이 스피드건에 나타나는 구속에 비해 좋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제구력이 비교적 안정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구톰슨은 적시타 하나를 내줄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위기 관리 능력 및 마인드 컨트롤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해 7월 3일 오사카 교세라돔서 열린 오릭스와의 경기는 구톰슨의 약점을 잘 보여준 경기다.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구톰슨은 2회 고토 미쓰다카(31), 3회 알렉스 카브레라(38)에게 각각 솔로포를 내주며 1-2 리드를 허용한 후 5회까지 매회 실점하며 4⅓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었다. 한 회에 집중타를 맞지는 않았으나 상대 타자들에게 구질이 읽히면 계속 맞아나가는 투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기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안정된 투수라고 확실하게 보기는 어려웠다. 2006년 노히트 노런 달성에 성공하는 등 긁히는 날에는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지만 막상 수를 읽히거나 실투로 인한 적시타를 허용하게 되면 한없이 무너질 수 있는 투수 또한 구톰슨이다. 구톰슨의 확실한 활약을 보기 위해서는 투수 개인의 기량 만이 아니라 김상훈(33), 차일목(28) 등 포수들이 그와 어떻게 호흡을 맞추느냐도 중요하다. 기본적인 기량과 성적을 따져 보면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투수다. 그러나 야수진의 석연치 않은 실책이나 단 하나의 실투로 흔들릴 수 있는 투수가 바로 구톰슨이기도 하다.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만큼 불안 요소를 지닌 투수 구톰슨이 KIA 마운드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인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