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아쉬움 속에 가능성을 비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8. LG 트윈스)가 2009시즌 나래를 펼칠 수 있을까.
일본서 홈런왕 2회 타점왕 1회, 센트럴 리그 MVP 1회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페타지니는 지난해 5월 LG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아 68경기 동안 3할4푼7리 7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장타력을 확실하게 내뿜지는 못했으나 출루율 4할5푼2리로 탁월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김재박 감독 또한 지난해 9월 부상으로 중도 귀국한 페타지니에 대해 "저만한 외국인 타자는 찾기 힘들다. 되도록이면 다음 시즌에도 함께 하고 싶다"라며 재계약 의사를 밝혔고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되었다. 이전의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출루로 득점 창출력을 지닌 페타지니는 분명 좋은 타자였다.
그러나 위험 요소 또한 지니고 있는 선수가 바로 페타지니다. 이미 일본 시절부터 무릎 부상을 호소해왔던 페타지니는 지난해 경기 도중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루 수비 시 정면 타구 대처 능력과 순발력까지 떨어져 4개의 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던 페타지니는 결국 9월 들어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조기 귀국했다. 부상이 심각했다기보다 이미 팀 성적이 곤두박질 쳤기 때문에 LG가 일찍 돌려보낸 케이스였다.
지난 시즌 도중 영입된 데 비해 올 시즌의 기대감은 더욱 크다. 무릎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에도 염려스러운 시각이 남아있지만 일찌감치 고국으로 돌아가 부상 치료에 전념했다는 점, 동료들과 팀 플레이를 맞춰볼 수 있는 시간을 지녔다는 것은 페타지니에게 큰 메리트로 다가올 전망이다.
지난 시즌 3번 타자로 주로 나섰던 안치용(30) 또한 "페타지니가 뒤에 있었기에 찬스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자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라이크 존을 구축한 뒤 타격에 나선 페타지니인 만큼 동료들의 믿음도 돈독했다.
김 감독은 사이판 전지훈련서 페타지니에 대해 "기량을 갖추고 있고 자기 관리 또한 철저히 하는 선수인만큼 올 시즌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가을 야구'를 구경만 했던 LG가 페타지니라는 '엔진'을 토대로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숙원을 달성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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