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마지막 희망, 이승엽 '돌아설까'
OSEN 기자
발행 2009.01.22 07: 53

[OSEN=김대호 객원기자] 이승엽(33.요미우리)이 마지막 순간 마음을 고쳐먹을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기다리는 국민들과 야구인들의 '국민타자'에 대한 여망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야구팬들은 20일 발표된 WBC 45명의 예비명단에 이승엽이 포함돼 있자 '이번에도 결국 이승엽이 출전하는 거 아니냐'는 희망을 되살리고 있다. 마침 기요타케 요미우리 구단대표도 21일 "소속 외국인 선수는 WBC 참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며 구단 차원에서 출전을 허락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야구계에서는 이승엽이 다시 한 번 대승적 차원에서 마음을 고쳐먹길 바라고 있는 눈치다. 특히 그 동안 이승엽이 보여준 책임감을 상기시키며 결정적인 순간 국가를 위해 결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승엽의 요미우리 팀 내 입지를 고려해 3월5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1라운드만이라도 출전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실제 3월 초는 일본 프로야구가 시범경기에 들어가는 시점이어서 이승엽이 대회에 출전한다고 해서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만과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실전경험을 쌓는다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인식 감독은 지금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승엽의 출전의사를 타진하는 등 2월22일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작정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최근까지도 WBC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승엽 스스로도 1라운드 출전은 무리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만 특혜를 받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합숙훈련도 참가하지 않고 1라운드만 뛰고 빠지면 대표팀 코칭스태프나 후배들에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승엽은 현재 홀가분하게 올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길 원하고 있다. 지난 해 부진을 씻고 요미우리의 중심타자로 거듭 나는 것이 최대의 목표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승엽이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돔 다이아몬드를 도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이승엽이 여러 차례 대표팀 고사의 뜻을 나타냈지만 국민들 가슴속엔 어려울 때일 수록한국야구와 함께 한 이승엽이 또렷이 남아 있다. 물론 이승엽이 대표팀을 끝내 외면해도 비난할 사람은 없다. 야구팬들은 이승엽의 남다른 애국심이 마지막 '반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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