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 전향' 이성렬, 두산의 '히든 카드'가 될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9.01.22 16: 24

1루수로 전향하며 2009시즌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는 이성렬(25. 두산 베어스)이 팀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현재 일본 미야자키서 전지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성렬은 지난 시즌 LG의 가장 유력한 주전 우익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확성에서 약점을 비추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해 6월 3일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이성렬의 지난해 성적은 2할1푼8리 1홈런 29타점 8도루로 그가 가진 잠재력에 비하면 턱없이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시즌 종료 후 펼쳐진 마무리 훈련부터 이성렬은 1루수 전향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어렵네요. 예전부터 뛰던 포지션이 아니라 계속 연습하고 있습니다"라며 수줍게 웃어 보인 이성렬은 2008년 우익수 수비면에서도 약점을 비췄다. 한 수도권 구단의 전력 분석원은 "타구를 눈으로 쫓는 외야수로 낙구 지점 포착 능력 등 순발력이 떨어진다"라며 이성렬의 외야 수비를 평가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성렬의 지난 시즌 부진에 대해 "라식 수술을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을 눈으로 따라가는 '동체 시력'이 떨어졌기에 공,수 양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라고 이야기했다. 과거 심정수, 김대익(이상 전 삼성)이 그러했듯 시력 회복을 위해 수술을 한 선수들은 야간 경기서 조명에 의한 '빛 번짐 현상'으로 고전한 바 있다. 2008년에도 두산 코칭스태프의 이성렬 지도는 이어졌다. 김 감독 또한 경기 전 이성렬의 배팅 훈련을 지켜보며 김광림 타격코치와 1군서 보조 코치 역할을 하던 장원진에게 특별 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두 베테랑은 이성렬의 타격폼을 조금 더 간결하게 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김광림 코치는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지닌 이성렬에게 "임팩트 시 오른쪽 무릎을 지탱한 뒤 팔로우 스윙까지 이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LG 시절에도 주저 앉는 모습을 보이며 헛스윙 삼진을 당하던 그였기에 김 코치의 지시는 시즌 내내 계속되었다. 장원진 또한 이성렬에게 팔꿈치를 몸에 가깝게 하는 자세를 권유하는 등 타석에서의 순발력 높이기를 위해 노력했다.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LG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트레이드되는 수모를 겪었던 이성렬은 2009시즌 두산에서 외국인 타자 맷 왓슨(31), 최준석(26), 오재원(24) 등과 함께 1루 및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생존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유망주'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된 만큼 팀 내 입지도 크게 좁아졌다. 2군에서는 탄탄한 상체에서 탁월한 배팅 파워를 내뿜는 '거포 유망주' 국해성(20)이 호시탐탐 1군의 빈 자리를 노리고 있어 중간에 끼인 이성렬의 분발이 촉구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1루 측 포지션 테이블을 지켜보며 "지난해 팀 적응기를 거쳤던 이성렬을 키워보고 싶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데뷔 이후 많은 코칭스태프들을 '유혹'시키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던 이성렬이 다음 시즌 혁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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