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51번 영구결번 논쟁이 일어나는 것일까. '빅 유닛' 투수 랜디 존슨(4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36, 시애틀 매리너스)의 51번 등번호를 둘러싼 논쟁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시애틀 지역지 소속의 스티브 루드먼 기자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구단의 유니폼 51번에 대한 영구결번 문제를 제기했다. 만약 시애틀 구단이 51번 유니폼을 영구결번하기로 결심한다고 가정할 경우 시대를 달리한 존슨과 이치로 중 누구의 51번이 어울리느냐가 요지다. 지난 19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데뷔한 존슨은 1989시즌 도중 시애틀로 이적한 후 1998시즌 도중 휴스턴으로 갈 때까지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이 사이 그는 1883⅓이닝을 소화하며 130승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로의 입지를 굳혔다. 19번의 완봉승을 기록했고 2162개의 탈삼진도 올렸다. 1993년 9월 26일 34번을 달고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존경하는 놀란 라이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마음에서 벌인 일회성이었다. 그날 존슨은 메이저리그 사상 한 시즌 300탈삼진을 돌파하기도 했다. 1990년 구단 사상 처음으로 노히트노런 경기를 펼친 존슨은 1995년에는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1997년에는 로저 클레멘스에 밀려 아쉽게 사이영상은 놓쳤지만 20승 고지를 밟기도 했다. 무엇보다 1995년에는 팀을 197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것 역시 존슨이었다.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손색없는 경력을 쌓았다. 이에 루드먼 기자는 존슨 없이 시애틀의 홈구장인 세이프코 필드 건설은 없었으며 구단 역시 시애틀에 정착할 수 없었다고 평했다. 지금 시애틀에서 51번을 입고 있는 선수는 일본인 타자 이치로다. 이치로는 지난 2001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시애틀에만 있었으며 올해로 9년째로 접어든다. 그동안 이치로는 8년 모두 올스타전, 골드그러브 영예를 누렸다. 정규시즌 MVP, 올스타 MVP는 물론 빅리그 사상 첫 데뷔 후 8년 연속 200안타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8년 연속 200안타만으로도 윌리 킬러의 기록(1894~1902)과 어깨를 나란히 한 상태다.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역사에 새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치로가 8년 동안 기록한 1805안타는 한 구단이 아닌 메이저리그 전체로 볼 때 최고의 선수로 칭하게 한다. 사실상 2000년대를 대표하는 타자는 데릭 지터가 아닌 이치로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루드먼 기자는 만약 시애틀이 51번에 대한 영구결번 결정을 내린다면 이치로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 "일본인 최초로 빅리그에서 성공한 타자"라는 점을 꼽았다. 이를 위해 이치로 입단 당시 사령탑이었던 루 피넬라 현 시카고 컵스 감독이 "2할8푼만 쳐도 만족하겠다"고 이치로의 첫 스프링캠프 훈련을 지켜본 소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