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저녁 '투신' 박성준(23, STX)이 통산 13번째 스타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 시간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박성준은 "정말 아쉽다. (박)대경이가 그렇게 경기력이 좋을 줄 몰랐다. 깜짝 놀랐다. 대경이가 프로토스가 약한 팀에 가면 당장 주전이다. 항상 승리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10번 나가서 1번 이기는 팀은 대경이가 가면 4번은 이길 것"이라고 박대경의 경기력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이 바닥에서 도대체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선수간 트레이드 보다는 돈으로 움직이는 트레이드가 대부분이지 않은가. 이제는 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밝혔다.
박성준의 말처럼 e스포츠서 이제까지 트레이드는 대부분 현금 트레이드 위주였다. 과거 비스폰팀이 있던 시절에는 운영이 어려웠던 팀들에서 스폰팀으로 선수들을 넘겼지만, 지금에도 여전히 현금 트레이드는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해 있었던 굵직굵직한 트레이드도 모두 현금 트레이드였다. MBC게임서 SK텔레콤으로 이적한 김택용은 2억원에, 온게임넷 박찬수는 1억원(추정금액)의 현금으로 KTF로 옷을 갈아입었다.
물론 우승을 위해 즉시 전력인 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오는것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모든 팀들에 존재 이유를 물어보면 한결같이 '프로리그 우승이 최고 목표'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나 중장기 포석을 위한 트레이드는 없다. 즉 당장의 시즌보다 미래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신진 유망주간의 교류나 팀내 주전경쟁서 밀렸지만 전력감인 선수들 간 트레이드는 전혀 없는 것이 현실.
대부분 팀들이 팀 간 교류로 인한 전력 물갈이 보다는 자체적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것에 방침을 둔 것은 좋지만 새로운 신예 스타는 2년에 한 명 정도로 거의 나오지 않는다. 거물급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하거나 군에 입대하면 그제서야 새로운 카드를 실험하는 고질적인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08-09시즌이 시작하고 벌써 반년이 지난 지금 단 한 건의 맞트레이드도 찾을 수 없었다.
이 같은 일이 장기화되면 각 팀은 점점 지루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항상 똑같은 선수들이 나오고, 특정 종족은 강하지만 특정 종족은 명함을 내밀기도 창피한 악순환만 되풀이 될 뿐이다. 그러나 선수간 트레이드는 오히려 팀에 활력을 불어 놓을수도 있고, 팬들에게 신선감을 제공할 수 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시즌 종료 30일전까지라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어디서나 트레이드의 기미는 찾기 힘들다. 프로게임단이 트레이드에 몸을 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좁은것도 사실이지만 좋은 선수들의 수급이 한정됐기 때문이다. 학원스포츠가 없어 선수 육성이 힘든 시점서 모르는 선수들을 받기가 쉽지 않고, 선수를 보낼 경우 전력이 약해진다는 인식이 워낙 강하다. 또 여기다가 여러가지 리그 사정으로 인해 그 선수의 실질적인 경기력을 파악하기 힘든 것도 문제"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루가 다르게 바꾸는 요즘 세상에서 변화는 필수다. 어느 기업이나 단체 역사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진화를 해야 하고, 그래야 팬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자격이 생긴다. 진화를 거부하고 현재를 안주한다면 그 결과는 망하는 것 외에는 다른 답이 없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