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내 선의의 라이벌은 LG 박병호"
OSEN 기자
발행 2009.01.23 15: 48

"1루는 내 자리다. 손 대지 말아줬으면 한다". 스스로 '둥글둥글한 성격'이라고 말했지만 포지션 경쟁에 대해서는 한치의 물러섬도 없다. 야탑고를 졸업한 후 2005년 2차 3번으로 현대에 입단한 오재일(23)은 올 시즌 4강을 노리는 히어로즈의 키플레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이숭용을 이을 차세대 1루수로 여러 명 중 오재일의 이름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 1군 경험이 절대적으로 미미하다. 2005년 단 1타석에 들어서 그나마도 삼진으로 돌아섰다. "당시에는 이숭용 선배님을 비롯해 강병식, 전근표 등 쟁쟁한 멤버들이 있어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그는 2006시즌을 통째로 2군에 머물다 상무 입단을 결정했다. 그리고 상무에서 조금씩 진가를 발휘했다.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두자리수 홈런을 쳤다. 특히 그는 지난해 2군에서 3할3푼9리로 북부리그 타격 5걸에 포함됐다. 홈런도 10개를 기록했고 60타점으로 이 부문 3위에 오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작년 11월 제대했지만 강도 높은 훈련에도 여유롭다. "신인 때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그는 "주위에서 이미지가 거포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중장거리 타자가 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상무에서 우익수와 좌익수를 본 경험이 있지만 1루 경쟁에 지지 않겠다. 1루는 내자리니 손 대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당하게 웃어보였다. 오재일에게는 다른 팀에도 경쟁자가 존재한다. 바로 동갑내기 LG 박병호다. 성남고 출신의 박병호는 오재일과 함께 상무에서 활약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상무 유니폼을 입고 2군 홈런왕(24개)과 타점왕(74점)을 동시에 차지했다. 둘은 원래도 친했지만 같은 방을 쓰면서 더 절친해졌다. 오재일은 라이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박병호를 지목했다. "같은 나이이고 포지션도 같다. 타격 스타일도 비슷하다"면서 "그렇지만 라이벌 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를 라이벌로 의식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오는 28일 떠나는 미국 스프링캠프 준비에 대해 "몸은 잘 만들어진 상태로 100%"라며 웨이트 트레이닝과 풀시즌을 뛰기 위한 체력을 키우는데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 기술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상무에서는 자신이 알아서 모든 일을 다 해야 했다"며 "팀에 합류한 후에는 타격코치의 기술적인 조언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당겨치는 일변도의 타격 스타일도 고치는 중이다. 그는 "지금은 계속 밀어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것을 닫아놓고 치다보니 변화구 대처 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시즌에 들어가면 배트도 평소보다 좀더 가벼운 것으로 바꿀 생각이다. 봄에는 900g짜리를 쓰다 여름이 되면 870g에서 880g정도로 바꿀 생각이다. 100kg에서 95kg으로 몸무게를 줄였다는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주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만약 주전이 확보돼 경기에 계속 나설 수 있다면 30홈런은 자신있다"고 장담했다. 2006년 이후 2년만에 가는 플로리다 캠프가 오재일에게 첫 도약의 발판 노릇을 해줄지, 박병호와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