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재우, 더욱 무거워진 책임감
OSEN 기자
발행 2009.01.24 13: 28

"제가 운동 신경이 안 좋은 편이라서요.(웃음) 절 닮으면 운동은 안 시키려구요." 그토록 보고파 하던 첫 딸이었지만 직접 볼 수 없었다. 두산 베어스의 '계투 에이스' 이재우(29)가 대한해협 건너 득녀의 기쁨을 전해들은 뒤 더욱 각오를 불태웠다. 두산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우의 아내 이영주씨(29)가 3.5Kg의 건강한 첫 딸을 순산했다"라고 전했다. '첫 딸은 아버지를 닮는다'라는 이야기처럼 딸은 아버지 이재우를 많이 닮았다고 전해졌다. 아내 이영주씨가 천안 흥국생명서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미녀 세터'로 활약, 세간의 관심을 모은 스포츠 스타 커플인 만큼 2세에게도 운동을 권유할 것인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이재우는 "제 아내라면 모를까, 저는 운동 신경이 안 좋아요. 제 운동 신경을 닮았다면 '절대' 운동은 반대입니다"라며 웃어 보였다. 공익근무 기간 말엽이던 2007년 10월 결혼 이후 이재우는 더욱 더 야구에 대한 신념을 갖고 굵은 땀을 흘렸다. 그 결과 그는 지난 시즌 11승 3패 17홀드 2세이브 평균 자책점 1.55의 성적으로 조성환(33. 롯데), 유동훈(33. KIA) 등과 함께 '예비역 1년차'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재우는 첫 딸을 얻은 데 대해 "고생한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식구도 늘었으니 올해는 더욱 더 열심히 마운드에서 역할을 다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결혼 후 첫 시즌이던 지난해 생애 최고의 성적을 거둔 만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을 받은 2009년에는 더욱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가 물씬 배어나왔다. 오는 3월 벌어질 예정인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만큼 이재우의 2009시즌은 개막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뽑히게 된다면 영광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최종 엔트리까지 남을 수 있을까요"라며 항상 겸손하게 이야기 한 이재우였지만 김인식 감독이 전 대회에 비해 계투 요원 확충에 집중하는 만큼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 스플리터로 타자들을 제압한 이재우의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 팀이 2회 연속 한국시리즈서 고배를 마셨다는 점 또한 이재우에게는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된다. 이재우 개인 또한 2005시즌 준우승 이후 2년 간의 병역 공백을 겪은 뒤 또다시 준우승을 맛봤기에 한국 시리즈 우승은 야구 인생의 커다란 목표 중 하나다.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리 승수를 올린 지난 시즌에 대해 이재우는 "앞선 투수가 내보낸 주자의 홈쇄도를 확실하게 막지 못한 분식회계일 뿐이었다. 팀 승리를 확실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라며 개인 성적보다 팀을 우선시 했다. 중간 계투인 만큼 팀의 좋은 성적이 자신의 개인 성적으로도 이어진다는 그의 신념을 알 수 있었다. 멀리서 들려 온 득녀 소식에 분발을 다짐한 이재우. 팀의 믿음직한 '승리 카드'로 자리매김한 이재우가 2009시즌 자신의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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