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어낸' 손석범, "감이 돌아오고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9.01.26 08: 38

"그 당시 정말 굉장했죠. 그 때 만나지 못한 인연이 13년이 지나고 나서 이루어졌네요". 프로배구 신생 우리캐피탈 김남성 감독은 손석범((32)에 대한 질문에 살짝 미소를 띠며 과거를 회상했다. 1995년 대학 양강이었던 한양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는 고등학생 거포인 손석범에 대한 총성 없지만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성균관대학교 및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맡고 있던 김남성 감독은 최고액 스카우트비를 책정하고 손석범을 데려가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한양대학교에 내줘야 했다. 손석범이 대학 무대서도 거포로 이름을 날린 것은 당연지사였다. 대학 졸업 후 LG화재서 활약하던 손석범은 2007년 말 연습 도중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한 뒤 급격하게 하락세를 걸었다. 백업 멤버로 경기에 출전하던 노장은 부상으로 인해 코트에 설 기회를 잃어가며 점차 존재감이 없어졌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LIG손해보험이 우리캐피탈서 신인 세터 황동일을 받기 위해 단행한 1대3 트레이드서 이동엽 안준찬과 함께 팀을 옮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13년 전 손석범을 애타게 원했던 김남성 감독은 그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줬다. 김 감독은 노장 손석범을 주전으로 기용하겠다고 천명했고, 김 감독의 무한 신뢰에 손석범은 지난 25일 신협상무전서 21득점으로 펄펄 날며 우리캐피탈의 창단 첫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상무전 후 인터뷰서 손석범은 "너무 기분 좋다. 경기 전 다 같이 미팅을 했는데 장난으로 상무는 3-1으로 이기고 다음 경기를 3-1, 3-0으로 이기자고 농담삼아 말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발목 부상의 여파로 3시즌 동안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부상에 대한 물음에 "몸은 완쾌된 상태라 건강에 대한 큰 걱정은 없었다. 문제는 경기 경험 부족이었다. 코트 적응하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가장 부담이 됐던 코트 적응도 경기를 거듭하면서 감이 돌아오는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신생팀 우리캐피탈의 맏형으로 첫 승을 이끈 것에 대해 손석범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두 달 정도 연습을 했지만 완전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8월 KOVO컵 때는 100%의 기량으로 나서겠다"면서 "선배라고 후배에게 가르침만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후배들에게 배울 때도 많다. 후배들과 같이 뛰지만 부담은 전혀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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