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과속스캔들’이 26일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9위에 오르게 됐다. ‘과속스캔들’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제치며 2008년 개봉 영화 중 최고의 흥행작이 된 이유는 1) 개봉 전 5만 시사로 인한 입소문 폭발 2) 높은 재 관람률 3) 박보영 왕석현 신예의 시너지 효과 4)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 따뜻한 영화로의 발걸음 등을 꼽을 수 있다. 개봉 전 5만 시사…입소문 폭발 그저 그런 코미디일 것이라는 관객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 ‘과속스캔들’이 결정한 것은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비롯해 전국 일대에서 5만 시사를 진행한 것이다. 영화를 재미있게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초반 영화에 대한 관심을 모으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통했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시사회 후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냈고 영화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사회를 본 관객들은 각 포털 사이트의 영화 평점에 9.7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주었고 개봉 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영화 평점과 영화평을 챙겨본 관객들은 ‘과속스캔들’이 꽤 잘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라는 신뢰를 깔고 영화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높은 재 관람률 이렇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과속스캔들’은 주변에 추천하는 영화 1위가 됐다. 자신이 본 이후에 부모님을 모시고도 조카를 데리고 가서도 모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던 것이다. 12세 관람가인 이 영화는 전 세대를 아우르며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와 웃음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한번 보고 다시 봐도 좋은 영화가 됐다. ‘과속스캔들’의 한 관계자는 “영화의 재관람률이 매우 높았다”며 “5번까지 본 관객들도 있었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이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소재의 영화라서 본인이 본 이후 주변에 추천을 하면서 다같이 영화를 재관람했다”고 밝혔다. 박보영 왕석현, 예상 밖의 선전으로 인한 시너지 이 영화에 숨어있는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신예 박보영과 아역배우 왕석현이다. 박보영은 드라마 ‘왕과 나’와 영화 ‘울학교 ET’ 등에 출연했지만 사실 그녀의 인지도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에서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호흡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고 풋풋한 외모에 중고교 남학생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여기에 영화의 히든카드였던 왕석현의 눈치 100단 어른스러운 ‘척’하는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풀게 하며 웃음을 폭발시켰다. 사실 처음에는 차태현의 ‘과속스캔들’이었지만 지금은 박보영과 왕석현의 ‘과속스캔들’로 자리잡고 있다. 차태현의 코미디는 10년 전 ‘엽기적인 그녀’ 이후 신선할 바가 없었고 관객들의 티켓 파워까지 동원할 만큼 저력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차태현의 안정된 연기가 없었다면 박보영 왕석현의 연기도 빛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영화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의견이다. 차태현은 얄미운 듯 밉지 않은 코믹함과 안정된 자연스러운 연기로 ‘과속스캔들’을 이끌었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따뜻한 영화로의 발걸음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고 냉랭하게 굳은 분위기도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의 마음을 부추겼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마음까지 굳어 있는 관객들은 영화를 볼 때만큼은 그래도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의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고 어수선할 때는 기분 좋고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이 많다”며 “웃음과 감동이 적절하게 배합돼 있는 ‘과속스캔들’이 그래서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crystal@osen.co.kr ‘과속스캔들’의 박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