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에도 대반전이 가능할까. 지난 2007-2008시즌을 돌아보면 삼성화재는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전가의 보도라고 할 수 있는 김세진 신진식 쌍포는 물론 팀의 중심선수였던 방지섭, 김상우가 은퇴하면서 전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결과는 정반대였다. 삼성화재는 당당하게 2005-2006, 2006-2007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안겨준 현대캐피탈을 제압하고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운 배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도 삼성화재에 호재는 없었다. 1라운드를 2승 3패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해결사 안젤코를 중심한 탄탄한 조직력을 회복하며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3라운드 막바지에 2연패했지만 9일간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체력을 비축, 반전의 여건을 마련했다. 삼성화재가 설날 빅매치서 현대캐피탈의 9연승을 저지하며 4라운드 최대 고비를 넘겼다. 3경기 차이였던 스차도 2경기로 줄여 1위를 넘볼 수 있게 됐다. 30대 노장들로 주로 구성된 삼성화재에 이날 경기는 고비 중의 고비였다. 6일간 LIG손해보험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과 3경기를 차례로 치르면서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이번에도 해냈다. 2위를 지키는 방향으로 정규시즌을 운영하겠다고 신치용 감독이 누누이 밝혔지만 4라운드 3연승을 일궈내며 라운드 전승 가능성을 높였다. 남은 팀이 신협상무와 KEPCO45라는 것도 괜찮은 대목이다. 삼성화재가 4라운드 5경기 모두를 잡아내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두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현대캐피탈의 시즌 3패 중 2차례를 안긴 삼성화재로서는 6, 7라운드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쳐 선두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큰 고비를 넘긴 이상 신치용 감독으로서는 다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항공과 경기 후 했던 발언은 연막 작전이 아니었다. 승리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만의 리듬을 잃지 말자고 주문했다. 정규리그 1위를 계속 노려야 할지 머리 속이 복잡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