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큰 웃음 주던 사람도 고정 MC로는 고전하는 게 대부분이다. 예능인이나 가수보다, 연기자들이 게스트와 예능 MC와의 간극이 더욱 크다. 대표적인 예가 김수로다. 각종 토크쇼에서 큰 웃음을 주었던 그가 ‘패밀리가 떴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수로는 ‘야심만만’에서 스스로 고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이를 극복했던 과정을 직접 털어놨다. 김수로는 26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에 게스트로 출연해 유쾌한 입담과 재치있는 멘트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패밀리가 떴다’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밝혔다. “예능에 대한 유혹 있었나?”는 MC 강호동의 질문에 김수로는 “살벌하게 있었다”고 욕심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나 ‘패밀리가 떴다’ 첫 촬영 후 “나는 예능과 안 맞는 것 같다”며 고민했음을 전했다. 함께 ‘패밀리가 떴다’ 출연중인 윤종신은 “초창기 오전 9시 반에 녹화 들어가면 김수로씨가 말이 없다. ‘야심만만’ 같은 경우는 김수로씨 얘기 들어주고 리액션하지만 리얼버라이어티는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풀어 놓는다. 김수로씨가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못하고 말 던져도 우물쭈물하다가 그냥 넘어갔다. 한참을 조용하다가 나에게 ‘예능은 나와 안 맞는 것 같다’고 털어놓더라”고 당시 상황을 대신 전했다. 김수로는 “내 성격 문제다. 얘기 하고 싶은데 남이 말을 시작하면 내가 멈춘다. 다른 친구가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남이 얘기하는 것 까지 막고 싶지 않다. 문제는 (패밀리가 떴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순서가 안 온다. 토크쇼에 게스트로 나가서 내가 말을 안하면 분위기가 다운되니까 유도해준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는 유도가 없다. 계속 다른 사람이 치고 간다. 마음 먹고 어렵게 멘트 해도 모두 무반응이다. 게스트로서 말하면 모두 웃어준다.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3개월은 솔선수범 하면서 꾹 참기로 했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 이천희가 대학 후배라 이것 저것 시키다 보니 그게 자리를 잡았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한복을 입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쉽게 풀린다. 연기 하는 게 편해 진다”며 극복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예능 속 자신의 모습이 ‘연기’라고 말했다. 김수로가 초창기 겪었던 과정은 예능에 뛰어든 모든 연기자, 가수들이 겪는 일이다. 항상 게스트로 대접받던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예능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야심만만 예능 선수촌’의 기존 MC였던 서인영, 닉쿤, 전진 등도 준비된 상황이 아닌 경쟁 체제에서 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새로 투입된 임정은도 고전하고 있다. ‘무릎팍 도사’ 우승민은 물론이고 아나운서에서 프리로 전향한 강수정, 김성주 등도 같은 이유로 예능 입성이 쉽지 않다. 이들이 예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스스로 그 길을 찾는 수 밖에 없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