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와 ‘늙은 부부이야기’ ‘염쟁이 유씨’ ‘늙은 부부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등 위성신 연출의 작품들이 대학로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노인들이 하나의 주체로 부상하는 만큼 소재도 무궁무진하다”고 언론사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는 연출가 위성신의 작품은 몇 가지 공통되는 흥행 포인트가 있다. 연출가 위성신이 소개하는 작품들은 ‘노년의 사랑’을 소재로 잔잔한 감동 속에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연극들이다. 순수한 노년의 멜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만화가 강풀 원작의 성공에 힘입어 관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노인은 새벽에 고물 오토바이로 우유배달을 하는 김만석 할아버지와 폐품을 주워 팔아넘기는 일을 하는 송이뿐 할머니. 같은 동네 주차장을 운영하는 장군봉 할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아내 조순이 할머니. 이 네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감동 포인트다. 만화가 강풀의 탄탄한 원작과 감동 포인트를 잡아낼 줄 아는 연출의 솜씨로 만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무대에 담아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관객 접근 방식은 무게감 있는 예술적인 연극은 아니다. 모호한 접근이 아닌 가볍고 부담 없는 대중적인 신파로 다가왔다. 뻔한 스토리에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한 감동,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주제가 ‘노인’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게 비치게 한 가장 큰 요소다. 잔잔한 감동의 ‘노인’이 주인공이라 해서 캐릭터의 이미지가 약하거나 비중이 없지는 않다. 오히려 극중에 유일하게 강한 캐릭터의 김만석 할아버지는 너무도 순수하고 소박한 송이뿐 할머니의 백마탄 왕자님으로 제격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조순이 할머니의 이야기도 장군봉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모습으로 진정 깊이 있는 사랑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동거…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늙은 부부 이야기’는 거처할 곳 없는 박동만 할아버지와 이점순 할머니의 동거이야기를 담고 있다. 늘그막에 시작한 이들의 동거는 옥신각신 다툼 끝에 서로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아름다운 삶으로 그려진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위성신 스타일 대로 노인의 사랑을 순수하고 깊이 있게 다뤘다. 꾸밈없이 소박한 무대나 적당히 강약조절 잘 된 캐릭터 이미지 까지 2인극이지만 무대 구성은 알차게 꽉 짜여졌다. 오픈런으로 공연 중에 있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다른 것은 노인의 사랑을 ‘순수함’을 벗어나 현실적인 문제도 가미했다는 점이다. 위성신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노인에게 좀 더 깊이있게 다가가길 시도했다. 단순한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노인의 성(性)을 애교 있게 담아낸 것이다. 2002년 노인의 성(性) 생활을 담아 논쟁이 된 바 있는 영화 ‘죽어도 좋아’라는 제목을 극중 대사에 거론한다. 뿐만 아니라 이점순 할머니와 박동만 할아버지의 사랑을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표현했다. 노골적인 노인의 성(性)을 다룬 영화의 흥행 참패와는 달리 연극에 담은 이들의 사랑은 관객들의 부끄러운 웃음을 자아내는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었다. 꺼려질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노인’의 입장에서 색안경끼고 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연스레 극에 흡수시켰다. 이들의 '사랑'을 지켜봐온 관객들은 거부감 없이 이들의 사랑을 인정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노인들의 사랑이 아름다워 보인다. 위성신의 ‘노인의 사랑’을 소재로 한 두 작품은 자극적인 요즘 세대의 사랑과는 달리 소박함과 순수함, 부끄럽지만 솔직한 이들의 사랑을 그려냈다.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의 사랑은 관객들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고 눈물짓게 한다. jin@osen.co.kr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와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