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4강, 정현욱 이재우 '두 허리'에 달려있다
OSEN 기자
발행 2009.01.29 08: 05

[OSEN=김대호 객원기자] 한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006년 제1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의 목표의 달성할 수 있을까. 그 열쇠는 정현욱(31.삼성)과 이재우(29.두산) 등 두 오른손 미들맨이 쥐고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엔트리를 구성하면서 가장 애를 먹은 곳이 투수진, 그 가운데서도 오른손 투수였다. 김 감독은 1차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타선은 1회 대회에 비해 강해졌다. 하지만 투수진이 약해진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확실한 오른손 선발투수가 없다는 것이 큰 구멍이었다. 김 감독이 마지막 순간까지 박찬호(36.필라델피아)의 합류를 기다렸고, 주변의 비난을 무릅쓰고 백차승(29.샌디에이고)의 발탁을 주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아시아예선 대만전, 그리고 2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쿠바 멕시코 등과 대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오른손 선발투수가 필수다. 대표팀에서 확실한 오른손 선발요원은 윤석민(23.KIA) 한 명에 불과하다. 손민한(35.롯데)은 주요경기에 선발로 나서기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주목받고 있는 선수가 정현욱과 이재우다. 이들 둘은 대표팀에서 롱릴리프로 나설 투수다. WBC에선 투구 수 제한이 있어 선발투수가 5이닝 이닝 던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정현욱과 이재우가 4회부터 7회까지 경기의 허리부분을 맡아줘야 한다. 그 다음 오승환(27.삼성) 김병현(30) 정대현(31.SK) 임창용(33.야쿠르트) 등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에게 배턴을 넘겨줘야 한다. 사실상 경기의 흐름을 책임져야 하는 임무다. 정현욱과 이재우의 활약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이지도 않다. 이들 둘은 대표팀에서 가장 화끈한 '파이어 볼러'다. 둘 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진다. 여기에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스윙 궤적이 큰 중남미 선수들에게 잘 먹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욱과 이재우는 지난 해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주역이다. 정현욱은 53경기에 등판해 10승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고, 이재우는 65경기에서 11승3패 17홀드, 평균자책점 1.55를 마크했다. 중간계투로 나서 두 자리 승수를 올릴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높았다. 걱정되는 점이라면 둘 다 국제대회 경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 같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큰 대회에서 평소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특히 정현욱과 이재우는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낸 적이 많아 자칫 제대로 던져보지도 못하고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어찌 됐든 한국대표팀 투수진은 정현욱과 이재우의 두 어깨에 거는 기대가 크다. WBC가 새로운 스타탄생을 알리는 무대가 될 지, 아니면 쓰라린 기억이 될 지 정현욱과 이재우 두 '미들맨'의 활약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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