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차에 휴대전화 번호를? 대행 서비스 나왔다
OSEN 기자
발행 2009.01.29 09: 17

부천에 사는 A씨는 몇 년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느긋하게 휴일을 즐기고 있는데 집 앞에 세워둔 레저용 승합차 때문에 할 말이 있다며 어떤 이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무슨 일인가 해서 나가봤더니 월정액을 내면 자동차에 비디오 시스템을 달아주겠다는 판매업자의 전화였다. 그는 자신의 차에 설치된 비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란물까지 보여주며 설치를 부추겼다. 자동차 앞 유리에 부착된 비상 전화번호를 보고 걸려온 전화였다. 일산에 사는 B씨는 아내 소유의 자동차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부착해 놓았다. 차를 이동해 달라는 전화가 오면 다시 아내에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행여 있을 지 모르는 범죄의 위험에서 아내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주차 공간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동차 예절’로 자리잡은 차량 내 전화번호 부착이 또 따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시스템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자동차 예절은 유지하면서 개인정보 노출은 방지할 수 있는 일종의 전화번호 대행서비스다. ‘114 안전번호 서비스’라는 이 시스템은 차량 앞 유리에 전화번호 대행 서비스 업체의 번호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주차번호판에는 ‘1599-2782’라는 주차 콜센터 번호가 붙고 전화 연락이 가면 상담원이 상황을 판단해 서비스 가입자에게 연결한다. 특히 범죄에 취약한 여성 운전자들에게 요긴하게 쓰일 수 있고 개인 정보 노출을 꺼리는 일반인에게도 매우 유용한 서비스다. 장난 전화, 협박 전화, 판촉 전화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긴급 연락망은 유지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최근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개인 식별 번호 서비스가 통용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이다.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는 개인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함부로 노출돼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개인정보다. ‘114 안전번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인포데이타(KOID, www.koid.co.kr)는 2001년 KT에서 분사해 설립된 기업으로 ‘114 번호안내’ ‘콜센터 인터넷 포털 서비스’ ‘교육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안전번호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홈페이지(www.senscall.net)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1년 1만 2000원을 내면 받을 수 있고 주차번호판은 효과적인 광고판이 될 수 있어 신종 광고로도 각광받고 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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