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극단 전망의 젊은 연출가 박혜선이 연극 ‘억울한 여자’를 선보인다. 연극 ‘억울한 여자’의 주인공 유코는 그림책 작가 다카다와 네 번째 결혼을 하기 위해 한적한 시골마을에 내려온다. 평범한 일상에 권태를 느끼며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은 유코를 환영한다. 하지만 유별난 성격의 유코는 마을에 떠도는 소문의 진상을 캐묻고 파헤치려는 통에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사람들과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유코의 극성맞은 행동과 언행은 사회적인 비리나 악을 추궁하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비정상’으로 취급되며 마을 사람들의 집단 폭력 대상이 된다. 평범한 일상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억울한 유코의 이야기가 시골마을의 카페에서 펼쳐진다. 무대에 마련된 시골카페는 향긋한 커피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관객들을 일상의 공간으로 초대했다. 카페에 등장하는 마을사람들은 무료한 일상을 남의 일에 참견하며 한 사람을 소외시키는 일에 동참한다. 마을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에 갇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어긋날 때마다 순간적으로 느끼는 무안함과 서로의 ‘다름’ 을 바라보는 황당한 시선은 풍자적 웃음을 자아내 소통에 목마른 현대인들을 공감하게 한다. 이 작품은 일본의 극단 MONO의 대표이자 극작가인 쓰시다 히데오(土田英生)가 2001년 발표한 작품이다. 작년 박혜선 연출의 국내 초연 당시 크게 인기를 모았던 작품으로 그녀는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했다. 2008년 9월 아르코예술극장 기획공연으로 초연될 당시 방한한 작가 쓰시다 히데오가 “작품에 담은 작가의도를 120% 살려낸 연출력”이라고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재공연 된다는 소식을 접한 쓰시다 히데오는 “초연 당시 정말 훌륭한 무대로 감동받았다”며 “한국공연에서의 성과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기쁘다”고 축하의 글을 전해왔다. “일본과 문화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고민이나 감정은 어느 문화에서건 공통적일 것”이라며 “그것을 표현하는 연극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억울한 여자’는 2008년 초연 때 출연한 배우 이지하 박윤희 이선주 김문식 김주령 이지영 배우가 다시 참여하고 류태호 정선철 이현배가 새롭게 출연한다.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에서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공연된다. jin@osen.co.kr 연극 ‘억울한 여자’의 2008년 초연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