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대한민국이 텅 비었다. 프로야구에 한해서 그렇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이 모두 해외전지훈련을 나갔다. 짧게는 40여일에서 길게는 60일 가까이 각 팀은 올 시즌 도약을 기약하며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다. 해 마다 떠나는 해외전지훈련. 어느 팀은 미국을, 어느 팀은 일본을 택한다. 각 지역마다 장단점이 있게 마련. 단골 전훈지의 상황과 훈련여건을 짚어본다. 삼성 두산 SK 등 3개 팀이 일본에 전훈캠프를 차렸다. 삼성은 일본 최남단 섬 오키나와, 두산은 요미우리 캠프가 있는 미야자키, SK는 고지에 스프링캠프를 열었다. 모두 일본의 따뜻한 남쪽지방이다. 일본을 전훈지로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다. 물론 시차 걱정할 필요도 없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거리가 멀 경우 장시간 이동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지훈련중인 국내 팀 또는 일본 팀과 수시로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일본의 단점은 기온이 섭씨 20도 안팎으로 다소 쌀쌀하다는 것과 변덕스런 날씨를 꼽을 수 있다. 일본의 남부지방은 2월에서 3월 사이 장마가 한 차례 지나가는데 운이 나쁘면 며칠씩 야외훈련을 못하기도 한다. 습도가 높은 날씨에 기온까지 떨어지면 선수들 부상 위험이 따른다. 훈련장 여건이 썩 좋은 편도 아니다. 대부분 정규야구장 하나를 임대해 사용하는데 보조훈련장이 부족해 효과 면에서 다소 회의적이다. 남태평양의 열도 사이판(LG 롯데)과 괌(KIA)은 상하의 날씨가 최고 장점이다. 선수들 부상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엔 전훈 초기부터 본격적인 피칭에 들어갈 수 있어 다른 지역의 팀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작열하는 태양이 너무 뜨거워 한낮에는 야외훈련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으로 전훈을 떠나는 팀은 낮에는 실내에서 티 배팅과 불펜피칭,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한화가 단골 전훈지로 삼고 있는 하와이는 주변 환경이 좋기로 유명하다. 호놀룰루 시내 공원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계속된 훈련에서 오는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또한 휴식일에는 숙소 바로 앞에 와이키키 해변이 펼쳐져 있어 마음껏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호놀룰루 시내에 한국식당이 많은 것도 장점. 반대로 훈련장 시설이 공원야구장이어서 다소 열악하다. 체력훈련장이 없어 저녁때 선수들이 따로 시내 헬스클럽을 이용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연습상대가 없다는 점도 아쉽다. 하와이에는 국내 프로팀과 경기를 할 만한 팀이 없어 자체 청백전을 펼치는 것이 고작이다. 훈련여건은 히어로즈가 캠프를 차린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이 단연 으뜸이다. 항상 섭씨 25도 이상의 쾌적한 날씨에 완벽한 훈련장 시스템. 히어로즈가 훈련하는 곳은 메이저리그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스프링캠프장이다. 정규구장 4개가 서로 등을 대고 설치돼 있어 훈련때 순서를 기다리는 법이 없다. 그 만큼 효율성이 높다. 또한 훈련장내에 최고급 숙소와 웨이트 시설이 완비돼 있어 선수들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 스스로 훈련을 할 수 있다. 주변 마이너리그 팀과 연습경기도 벌일 수 있다. 문제는 너무 멀다는 점. 서울에서 도쿄를 거쳐 브래든턴에 도착하는데 무려 24시간이 걸려 선수들이 시차 적응하고 컨디션을 되찾는데 최소한 3~4일은 걸린다. 이 때문에 히어로즈는 귀국 때 일본을 경유해 연습경기로 몸 상태를 점검한다. 모든 생활이 훈련장 안에서 이뤄져 선수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것도 단점이다. 간단한 쇼핑을 하려고 해도 차가 없으면 불가능해 선수들은 훈련이 진행될수록 "감옥이 따로 없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한화의 하와이 캠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