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해외 전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해외 전훈은 농사와 비교하면 파종이나 다름없다. 풍성한 수확을 얻기 위해 파종이 중요하듯 뛰어난 성적을 거두려면 해외 전훈에서 많은 땀방울을 쏟아내야 한다. 지난 29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 전훈 캠프를 차린 삼성 라이온즈 김진웅(29, 투수), 최형우(26, 외야수), 이지영(23, 포수)은 전훈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들의 포지션과 목표는 다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김진웅,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겠다' 한때 삼성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김진웅의 올 시즌 목표는 1군 진입. 예년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지난 1998년 삼성에 입단한 김진웅은 데뷔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낸 뒤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며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8년간 234경기에 등판, 60승 54패 4홀드 18세이브(방어율 4.59). 그러나 부상과 부진 속에 그의 존재는 점점 사라졌다. 김진웅은 한때 120kg 넘는 체중 탓에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스모 선수'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맹훈련을 거듭하며 체중 조절에 성공했다. 체중이 줄어들며 무릎 통증도 사라졌다. 15일부터 괌에서 열린 재활군 캠프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형우, '중고 신인왕 징크스는 없다' 방출과 재입단 그리고 신인왕 등극. 최형우의 야구 인생은 9회말 역전 홈런 만큼 짜릿하다. 그는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2할7푼6리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으로 역대 최고령 신인왕에 올랐다. 최형우는 삼성의 중심 타선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지난 시즌의 행복은 과거일 뿐. 역대 중고 신인왕 가운데 2년차 성적이 좋은 선수는 드물다. 허황된 스타 의식에 빠져들거나 상대 구단의 집중 견제 속에 내리막길을 걷게 된 선수는 흔하다. 최형우가 더욱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러야 하는 이유인 셈.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체중을 감량한 최형우는 반짝 스타가 아닌 팬들의 기억 속에 꾸준한 성적을 거둔 선수로 남길 바란다. 이지영,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 신고선수 출신 이지영은 진갑용(35)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로 1군 무대에 진입하는게 꿈이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강성우 배터리 코치는 이지영에 대해 "1군 백업 요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어깨가 강해 송구 능력이 좋다. 2군 경기만 뛰어 경기 운영이 다소 미숙하고 세세한 플레이가 부족하지만 가능성 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호평한 바 있다. 그는 국가대표 출신 현재윤(30)과 치열한 안방 경쟁을 펼칠 전망.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 전훈에 참가하는 이지영은 오키나와 전훈 캠프가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다. what@osen.co.kr 김진웅-최형우-이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