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부활 키워드는 '간결한 배팅'
OSEN 기자
발행 2009.01.31 08: 10

"통증도 없고 몸의 밸런스도 굉장히 좋다". 국내서의 훈련을 마치고 팀의 미야자키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이승엽(33.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표정은 밝았다. 30일 김포공항서 출국 직전 인터뷰를 가졌던 이승엽은 "지난 2년 간은 스윙 시 거치적 거리는 동작이 있었다. 그래서 프리 배팅 시 간결한 동작으로 힘을 모아 장타를 양산하고자 주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국내 훈련 초기 간단한 토스 배팅으로 감을 찾는 데 힘을 모으던 이승엽은 지난 19일 프리 배팅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요는 그저 프리 배팅서 홈런을 때려냈다는 것이 아니라 1kg이 넘는 방망이를 쥐고 터뜨렸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무거운 방망이를 쥐었다는 점은 단순히 장타를 노린 것이 아닌, 스윙 궤적을 좀 더 빠르고 간결하게 수정하고자 노력했다는 증거다. 고가의 디지털 캠코더를 마련, 자신의 타격폼을 직접 카메라에 담아 비디오 분석에 열을 올린 이승엽은 훈련 성과에 대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몸의 밸런스는 굉장히 좋다. 이전까지는 배트 움직임이 처지거나 순발력이 떨어져 거치적거리는 스윙이 되었는데 이제는 조금 더 빨라진 느낌이다. 임팩트 시 동작도 간결해졌다"라며 훈련 성과를 자평했다. 3할2푼3리(524타수 169안타) 41홈런 108타점 101득점으로 일본 진출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2006시즌과 지난 시즌(2할4푼8리 8홈런 27타점)의 타격을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2006년 이승엽의 스윙에 대해 "임팩트 시 공을 '퉁'하고 쳐올리는 듯한 모습이 나왔다"라며 타격 시 힘의 집중이 탁월했음을 이야기했다. 2006시즌 이승엽은 레벨 스윙을 선보이며 탁월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제는 팀 동료가 된 알렉스 라미레스(35)의 야쿠르트 시절처럼 히팅 포인트를 극단적으로 앞에 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자신의 스윙 궤적을 선보이는 동시에 '퉁'하고 공을 때려내 올리는 스윙을 보여줬다. 타격 시 이승엽의 왼손은 코스에 상관없이 위쪽을 향하며 공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보냈고 축이 되는 오른 다리 또한 몸을 확실하게 지탱했다. 그러나 왼손 엄지 부상으로 고전하던 2007시즌과 지난 시즌에는 낮은 공에도 궤적을 따라가는 듯한 모습이 비춰지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발레 스윙'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던 것 또한 이 때였다. 레벨 스윙이 아닌, 내려찍는 다운 컷 스윙을 구사한 이승엽이었지만 왼손 엄지 통증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서 타구에 마찰력을 가하는 스윙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팔이 곧게 뻗지 않고 배트를 그저 내리면서 공을 따라가는 사이 그의 다리 또한 동시에 무너져 내리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출국을 앞두고 "2006시즌이 가장 인상깊었다"라고 이야기 한 이승엽은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엄지도 아프지 않고 몸 상태도 좋다. 입국할 당시의 내 상태가 '비정상'이었다면 지금은 '정상'이다.(웃음) 시즌이 끝난 후 귀국할 때 웃으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부활을 다짐하며 요미우리서의 4번째 시즌을 맞게 된 이승엽이 '국민 타자'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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