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MBC 파업에 따른 2주연속 재방송의 후유증일까. 아니면 예능 프로그램이 웃음 보다 감동 드라마에 무게 중심을 뒀기 때문일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수많은 호평 속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이 같은 시간대 SBS '스타킹'에 밀리며 토요 예능의 시청률 정상 자리를 내놓았다. TNS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28분 시작한 '무한도전'은 전국 시청률 17.6%를 기록, 이보다 10분 앞서 방송을 내보낸 '스타킹'의 18.8%에 1.2%포인트 차 뒤졌다. 유재석을 비롯한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정준하 노홍철 전진 등 6인 멤버의 리얼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은 한 때 강호동의 '스타킹'을 크게 앞서며 경쟁 상대로 보기 힘들 정도의 시청률 격차를 벌렸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상황은 바뀌는 모습이다. 파업에 따라 1월 첫째주 재방송을 틀었던 '무한도전'은 지난해 12월 27일 15.4%에서 뚝 떨어진 10.1%(1월3일)로 고전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 3사 예능 중 가장 낮은 시청률에 머물렀고 그 다음 주인 10일 '무인도 편 2탄'은 결국 한 자릿수로 떨어져 분루를 삼켰다. 파업 복귀 후 복귀전에서도 '무한도전'은 '스타킹'에 밀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1월 17일 '무한도전'은 지난해 12월 27일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한 차례 전파를 탔던 ‘유앤미 콘서트’의 감독판을 선보였고 '스타킹'은 화제 출연자들을 모두 모아 100회 특집으로 맞섰다. 결과는 '무한도전' 14.1%와 '스타킹' 18.2%. 본격적인 정규 방송에 돌입한 '무한도전'의 분투가 돋보였지만 2주 재방송에 따른 후유증으로 일부 시청자 이탈이 발생한데다 100회 특집으로 볼거리가 많았던 '스타킹'의 강력한 태클도 시청률 정상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방송가의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무한도전’은 전 주에 이어 멤버들 특유의 헝그리 도전 정신을 담아낸 '봅슬레이 편'으로 고정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봅슬레이 훈련장 하나 없는 국내에서 영화 '쿨러닝'의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처럼 열악한 조건의 기본 훈련을 감행했던 '무한도전' 팀은 이날 일본 나가노로 원정 훈련을 떠나 실제 체험에 들어갔다. 설원에서 펼쳐진 '라면 일병 구하기' 게임과 멤버들의 개인기와 호흡 등 '무한도전' 식 웃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왔지만 이번 특집의 기본 컨셉트는 폭소보다 감동섞인 도전기에 맞춰졌다. 선발전을 하루 앞두고 멤버들은 실제 얼음 경기장에서 실전 연습도 가졌고 이들의 눈물이 터져나오는 국가대표 도전 최종회 예고가 마지막에 살짝 비춰졌다. '무한도전'과 KBS '1박2일', 국내 리얼 버라이어티의 최강 예능들이 최근 같은 시간대 SBS '스타킹'과 '패밀리가 떴다'라는 재미 강조형 짜깁기 오락물의 도전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현실이 아이러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