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1루, 지명타자 보직을 놓고 경쟁 체제가 갖춰졌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5년 만에 맞아들인 외국인 타자 맷 왓슨(31)을 비롯,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2008년 7월 30일 외국인 투수 저스틴 레이어를 퇴출시킨 후 남은 시즌을 맷 랜들(32) 한 명으로 꾸려나갔던 김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 왓슨 개인의 팀 적응력과 다른 국내 선수들의 성취욕이 고양되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병 치료 차 잠시 귀국한 뒤 1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할 예정인 김 감독은 지난 1월 31일 OSEN과의 통화서 왓슨에 대해 "전지 훈련이 2주 남짓 진행되었을 뿐이지만 괜찮은 선수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전체적인 느낌이 좋다. 특히 왓슨이 가세하면서 우익수, 지명타자, 1루수를 맡던 기존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훈련 초기라 확실하게 기량을 점검한 상태는 아니지만 선수 본인의 성품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장황하지 않은, 짧은 설명이었으나 김 감독의 이야기에는 두산이 원하는 바가 상당 부분 나타나 있었다. 2003시즌 종료 후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고전하던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수급 없이 내부 경쟁과 육성-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두산은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으며 5시즌 동안 4번의 포스트 시즌 진출, 3번의 한국 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에 만족해야 했던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32. 롯데)과 주축 좌완 이혜천(30. 야쿠르트)의 이적으로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포 김동주(33)의 거취 또한 불분명했기에 섣불리 외국인 선수를 결정하기도 힘들었다. 두산이 왓슨 영입을 확정지은 것은 김동주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던 지난 1월 6일이었다. 김동주가 잔류하는 동시에 왓슨의 영입으로 홍성흔의 공백을 막게 된 김 감독은 선수들 간의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을 증강시키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강견의 우익수로 활약했던 임재철(33)과 잠수함 김성배(28), 포수 용덕한(28) 등 팀에 복귀한 '예비역' 선수들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아직까지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선수는 없다.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제 기량을 과시한다면 이들을 적극 기용하며 포지션 경쟁을 심화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2005시즌 팀의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활약하며 3할1푼 3홈런 30타점을 기록했던 임재철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 시작 이후 거의 매일 잠실 구장과 사설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찾으며 엄청난 훈련량을 자랑했다. 왓슨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진 우익수 자리에 가세하는 임재철이었기에 미야자키 전지훈련서도 성실한 훈련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 감독은 우완 성영훈(19. 덕수고 졸업 예정), 외야수 정수빈(19. 유신고 졸업 예정) 등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두산에 입단한 신인들에 대해 "아직 즉시 전력감으로 꼽기는 어렵다. 차후 실전 경험을 쌓아주는 것이 더욱 중요한 단계"라며 당장 1군 전력에 추가하기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현시키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