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끝난 시리아와 새해 첫 평가전에서 이색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3-4-3 포메이션이 허정무 감독이 가지고 나온 전술의 정체. 허정무 감독은 이정수와 조용형 그리고 강민수를 중앙 수비수로 내세우고 김치우와 최효진에게 측면 윙백을 맡겼다. 중원 장악은 김정우와 기성용에게 맡기고 공격은 정성훈을 축으로 염기훈과 이근호가 좌우 측면을 맡았다. 지난해 1월 30일 칠레와 평가전 그리고 동아시아선수권 외에는 보기 힘들었던 전술이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다양한 수비 전술을 갖춘다는 명분과 중앙 수비수의 부족 그리고 포백에서 기용할 풀백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3-4-3 포메이션을 채택한 바 있다. 이번 시리아전의 3-4-3 포메이션 또한 비슷한 경우라고 보는 것이 옳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대표팀의 측면 풀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영표와 오범석이 뒤늦은 합류가 원인이다. 김동진과 김치우, 최효진 등은 소속팀에서 풀백이 아닌 윙백으로 뛰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결정에는 현실적인 이유 외에도 가상의 이란이라고 할 수 있는 시리아의 거센 공격을 막기에 수비수 한 명이 더 필요했다는 판단도 있을 수 있다. 과거 허정무 감독은 "수비수가 실수를 하면 끝인 포백과 달리 스리백은 그 뒤의 스위퍼가 메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스리백의 장점을 설파한 바 있다. 여기에 이란전을 앞두고 있는 허정무 감독이 상대팀의 판단을 흐리기 위해 연막작전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1월 제주도에서 가진 전지훈련에서 단 한 차례도 3-4-3 포메이션을 훈련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이 후반 들어 김동진과 김창수 등을 투입해 4-3-3 포메이션으로 전술에 변화를 줬다는 사실도 이런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