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SBS 일요일 저녁 '패밀리가 떴다'에 암운이 깃들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직 화창한 날씨지만 저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 분위기다. 왜 그럴까. '패떴'이 속한 '일요일이 좋다 1부'는 1일 AGB닐슨 조사결과 전국 시청률 21.5%를 기록해 20주 연속 일요일 지상파 TV 3사의 예능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불과 두 세달 전만해도 큰 폭으로 벌어졌던 시청률 차가 이제 접전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좁혀졌다는 게 '패떴'의 고민이다. 이날 KBS '해피선데이'는 17.7%,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 1부' 10.9%, '일밤 2부' 12.5%를 각각 기록했다. SBS, MBC와 달리 '해피선데이'는 1,2부를 나누지 않고 단일 체제로 방송중이다. 따라서 코너의 우열이 '패떴'이나 '일밤'의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드러나지않고 합산된 시청률로 계산된다. '패떴'과 '해피선데이-1박2일'의 고정팬들 사이에 곧잘 시청률 1위 논란이 벌어지는 원인이다. '패떴'이 20%대 후반을 기록하며 10%대 후반의 '해피선데이'를 압도하던 시기에는 이마저도 문제될 게 없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해피선데이'와 '패떴'의 시청률 차는 불과 3.8%포인트. 굳이 순간시청률을 따지지않더라도 '패떴'과 '1박2일'의 순위가 재역전됐을 가능성도 무시하기 힘든 수치다. 그렇다면 승승장구하던 '패떴'이 왜 하락세로 돌아섰을까. 유재석을 비롯한 이효리 윤종신 김수로 이천희 박예진 대성 김종국 등 개성 강한 멤버의 다양한 조합으로 늘 재미와 웃음을 안겨주던 시트콤식 설정에 슬슬 식상함이 끼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인 MBC '무한도전'은 '봅슬레이편' '유앤미 콘서트편' '에어로빅편' 등 구성 내용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 한 가지 포맷에 얽매이지 않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실험 정신을 고수하는데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전진 등 구성원이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하는 까닭이다. 이에 비해 마찬가지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패떴'은 시트콤을 연상시킬 정도로 매회 비슷한 구조에서 반복되는 일상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물론 시트콤처럼 매회 새로운 설정이 주어지지만 구조 자체의 변화는 아니다. 안정된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는 장점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예능의 가장 큰 덫인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단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멤버들의 행동을 자세히 지시하는 '패떴' 대본의 실체가 최근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지금까지 신선한 충격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던 '김계모-천데렐라' '덤 앤 더머 브라더스' '국민남매' 등 '패떴' 고유의 멤버 호흡에 금이 갔다. 예능 연속 1위의 기간을 더 연장하기 위해서는 '패떴'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mcgwri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