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불도 다시 보는 것일까. 일본이 여전히 요미우리 이승엽(33)의 WBC 출전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30일 일본 도쿄로 출국,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일본언론은 예년 같으면 올시즌 목표에 대해 관심을 기울법도 한데 올해는 달랐다. 스포츠호치, 닛칸스포츠 등 모두 WBC 출전여부에 관심을 표했다. 이승엽은 일본입국 당시 "WBC 출전여부는 이미 끝난 이야기"라며 불참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승엽의 의사를 확인한 일본언론들도 모두 이승엽 불참확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비중있게 다루었다. 당시 이승엽의 출전불가 발언 기사는 많이 보는 기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승엽은 이미 지난 해 일본시리즈를 마친 뒤 WBC 불참의사를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에게 밝혔다.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위해 멸사봉공하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2년동안 계속된 부진으로 이제는 대표팀 보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뛰어야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 등 대표팀 선발위원회는 이승엽의 불참확인에도 불구하고 최종멤버에 포함시키켰다. 적어도 대만경기라도 뛰어달라는 애타는 마음이었다. 이처럼 한국에서 계속 출전 가능성을 열어놓자 일본은 이승엽의 출전 가능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WBC 출전에 관련된 이승엽의 발언이 모두 기사화됐다. 그만큼 이승엽의 WBC 참가여부는 일본의 관심사이다. 일본은 이승엽이 출전하는 한국팀과 출전하지 않는 한국팀이 확연히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역대 한국전에서 이승엽에게 당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처럼 결정적인 순간, 이승엽의 일타에 무너지곤 했다. 한국 대표팀의 실질적인 지주였고 일본선수들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것도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자신의 의지대로 WBC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가장 원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일본의 불안감과 경계감은 식지 않고 있다. 만일 이승엽이 생각을 바꿔 갑자기 출전한다고 말한다면 일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새삼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