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연극 100주년을 맞아 산울림소극장이 ‘연극연출가 대행진’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성열(극단 백수광부 대표) 연출의 ‘뉴욕 안티고네’를 선보인다. 산울림소극장의 ‘연극연출가 대행진’은 ‘달이 물로 걸어오듯(고연옥 작, 임영웅 연출)’을 비롯해 ‘방문자(에릭-엠마뉴엘 슈미트 작, 심재찬 연출)’ ‘죠반니(베쓰야쿠 미노루 작, 김광보 연출)’ ‘너무 놀라지 마라(박근형 작, 연출)’에 이어 마지막으로 ‘뉴욕 안티고네(야누쉬 그오바츠키 작, 이성열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 ‘뉴욕 안티고네’는 신자유주의의 붕괴와 세계화 위기의 현실을 다층적인 의미로 담아냈다. 뉴욕의 어느 공원에 살고 있는 다국적 노숙자들의 모습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와 노숙자, 그리고 현대인의 고립과 외로움을 보여준다. 연극은 뉴욕의 한 공원에 사는 세 명의 노숙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러시아에서 온 사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여성 아니타, 폴란드에서 온 벼룩은 각기 다른 이유로 미국에 흘러들어와 불법체류자로 뉴욕의 공원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이들은 간밤에 얼어 죽은 ‘존’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되고 죽은 ‘존’의 시신을 찾기 위해 작은 투쟁을 벌이며 사회에 속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명의 노숙자는 간밤에 얼어 죽은 ‘존’의 시신을 묻어주는 것을 요구할 뿐이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공권력을 대표하는 경관 짐 머피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무관심과 미움으로 사회와 하나가 될 수 없었던 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처지인 ‘존’의 죽음을 바라보며 커다란 공권력의 횡포 속에 서로의 믿음과 애정으로 변한다. 연극 ‘뉴욕 안티고네’의 이성열 연출가는 “희랍극 ‘안티고네’가 ‘크레온’의 국가권력에 대항해 개인의 자유와 정의를 요구한 안티고네의 싸움이라면, ‘뉴욕 안티고네’는 미국이라는 세계의 중심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는 주변부 밀입국자들의 생존 투쟁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작가 야누시 그오바츠키(Janusz Głowacki)의 1992년 작품 ‘뉴욕 안티고네’는 ‘미국’이라는 세계의 중심에서 어깃장을 놓으며 살 권리를 주장하는 주변부 밀입국자들의 생존 투쟁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1981년 폴란드의 계엄령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경험이 있고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연극 ‘바퀴벌레 사냥’ 등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연극을 주로 발표했다. ‘뉴욕 안티고네’는 2002년 전용환 연출에 의해 ‘서울 안티고네’로 번안돼 국내에 소개된 바 있고 2005년 극단 백수광부가 워크숍으로 무대에 올린 적이 있다. 연극 ‘뉴욕 안티고네’는 산울림소극장에서 3월 1일까지 공연된다. 공연문의는 (02)764-7462. jin@osen.co.kr 연극 ‘뉴욕 안티고네’ 2005년 극단 백수광부 워크숍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