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불씨, '마린보이'가 지필까
OSEN 기자
발행 2009.02.02 16: 00

'과속스캔들'과 '쌍화점'의 원투펀치로 불을 붙인 한국영화 흥행의 열기가 극장가 비수기인 엄동설한 2월을 후끈 덥힐수 있을까.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영화를 선언한 '마린보이'가 5일 막을 올리면서 첫 도전에 나선다. '마린보이'는 시사회 후 기존의 한국영화 조폭 코미디와 궤를 달리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바다 속을 오가는 마약 운반책 '마린보이'란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몸짱 김강우와 섹시녀 박시연, 두 청춘 스타의 아찔한 러브 스토리와 함께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마지막 반전도 흥미를 더한다.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주초 영화진흥위원회 집계를 비롯해 맥스무비, CGV, 씨즐, 인터파크, 티켓링크 등 각종 영화 예매사이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과속 스캔들'과 '쌍화점'의 박스오피스 한국영화 질주에 2주 연속 제동을 걸었던 '적벽대전2'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또 2월 첫 주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로 '마린보이'가 유일하다는 사실도 강점이다. 이달에는 둘째주 박용하 주연의 '작전', 셋째주 '핸드폰' 등 매 주 한 편씩의 한국영화가 선을 보인다. 외화 역시 3월 블록버스터 오픈을 앞두고 손에 꼽을만한 경쟁작을 찾기 어렵다. 흥행을 담보할 영화 자체의 힘도 충분하다. 출연진과 스토리, 연출의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 먼저 '태풍태양'에서 멋진 인라인 스케이트 솜씨를 선보였던 김강우는 '식객'에 이어 또다시 특유의 카리스마와 정열 넘치는 열연을 펼쳤다. '마린보이'의 스쿠버다이버를 연기하기 위해 군살 한 점없는 근육질 몸매를 만들었고 바닷속을 헤집는 프로급 수영 솜씨도 대역 없이 소화했다. 김강우의 상대역인 박시연은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뽐냈다. 주진모와 출연했던 '사랑'의 순정파 여인에서 가시 돋힌 팜므파탈로 변신했다. 두 남 녀 주연의 뒤를 받치는 조연 배우 면면은 더 화려하다. '미녀는 괴로워' 제작자 원동연 대표(리얼라이즈 픽쳐스)의 인맥 덕분에 조재현 이원종 오광록 최정우 등 쟁쟁한 연기파들이 대거 출연했다. 최동훈 감독의 출세작 '범죄의 재구성'처럼 알짜배기 배우들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극장가 비수기라도 좋은 영화에는 관객들이 몰리는 법이다. 지난해 이맘 때 설연휴 바로 다음에 막을 올렸던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관객들의 입소문 덕분에 상반기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올 2월, '마린보이'의 관객 동원 행보에 충무로의 관심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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