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토크는 ‘깔때기’? 결국 남자 얘기뿐
OSEN 기자
발행 2009.02.03 07: 21

‘미녀들의 수다’가 초기 기획의도를 잃은 채 외국인 미녀들의 신변잡기식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남자, 이성에 대한 이야기가 집중돼 ‘외국인 여성들을 통해 본 한국문화’는 온데간데 없다. 2일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 토크 주제는 ‘한국에서 싱글로 살기 힘든 점’이었다. 미녀들은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자연스럽게 이성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외국인 게스트들은 “혼자 여행하기 힘들다” “성격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말도 안되는 남자를 갖다 붙인다” 등 한국인들이 싱글에게 갖고 있는 편견과 불편함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결국 “최근 소개팅했다” “누구 누구는 애인 없는 게 신기하다” “나는 남자 볼 때 얼굴은 안 본다” 등 한국 문화와 전혀 상관없는 신변잡기가 이야기의 주를 이뤘다. 이어 ‘싱글로 살며 꼭 필요한 것’으로 나눈 토크에서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언급하며 자사 드라마 홍보에 열을 올렸다. ‘5분 대기조 오빠들’도 있었는데 언제든지 달려와 줄 수 있는 마음 넓은 한국 남자들을 칭찬했다. 그러나 이어 외국인 게스트들이 스튜디오 녹화 도중 실제로 이성에게 “지금 급한 일이 있으니 와달라”는 문자를 보내 반응을 살피는 등 배가 산으로 간 격의 진행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남자를 사로잡는 노래” 베스트5를 불러 직접 미녀들이 부르는 등 노래방이 펼쳐졌다. 결국 프로그램 초반 한국인의 왜곡된 시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외국인 게스트들은 개인적인 연애사, 이성관계 등을 토로하다 노래로 마무리 지었다. 게다가 편견 없이 타인을 바라보자는 의도와 달리 “파키스탄 남자 털이 너무 많아 곤란하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사용하기도 했다. ‘미녀들의 수다’가 외국 여성 게스트들의 남자 이야기로 전락한 것은 최근이 아니다. “한국 여자들이 외국 남자를 만날 때 조심해야 할 것은?” “한국 여자 이럴 때 질투난다” “한국 사람 OOO할 때 두 얼굴된다” “한국에서 절대 믿으면 안되는 것” “한국남자와 진실게임을 한다. 묻고 싶은 것은?” “한국 남자와 국제결혼, 이것이 두렵다” “한국남자와 헤어진 이유는?”등 한국남자와의 연애담이 주가 됐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연애사가 주가 된 게 비일비재하다. 이는 소재의 한계와 오랜시간 방송하며 기획의도를 잃었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종영해야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mir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