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시즌 넘게 프로 무대서 활약하며 후배들의 지향점이 된 '달인' 송진우(43. 한화), 양준혁(40. 삼성), 전준호(40. 히어로즈)의 활약이 올 시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인가. 지난 1월 '통산 200승-300세이브, 2000안타'가 기준점이 되는 성구회를 결성한 세 베테랑이 2009시즌 활약을 위해 겨우내에도 쉴 틈 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야구 후배인 이종범(39. KIA), 안경현(38. SK), 마해영(39. 전 롯데)이 은퇴 위기를 맞은 후 각기 다른 길을 택했기에 더 많은 아니에도 세월을 거슬러 현역 생활을 유지 중인 그들에 대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성구회를 결성하며 다소 까다로운 가입 조건을 내건 데 대해 "어려운 기록들이지만 후배들이 더욱 자극받아 더 좋은 기록을 달성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대학을 졸업한 후 병역까지 마치며 이 기록을 달성했다"라며 입을 모은 바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자신들의 '텃밭'인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이 후배들에게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다. 송진우, 남은 것은 대망의 '3000이닝 돌파' "저 나이에도 그렇게 잘 던진다. 나이가 아니라 실력이 중요하다. 젊은 애들이 송진우를 많이 본받아야 한다"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은 2008시즌을 아쉽게 마치면서 송진우의 역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시즌 6승 8패 2홀드 평균 자책점 4.42를 기록한 송진우는 시즌 막판 계투 보직으로 옮기기 전까지 류현진(22)과 함께 한화 마운드를 이끌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난해 프로야구계의 유일무이한 '20년차 선수'가 된 송진우는 21년 차가 된 올시즌에도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현재 하와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김혁민(21) 등 잠재력이 충만한 후배들에게 체인지업을 전수하는 등 바람직한 베테랑의 표본이 되고 있다. 200승-100세이브 동시 달성과 2000탈삼진 등 위대한 업적을 세운 송진우에게 남은 것은 3000이닝 돌파다. 지난 시즌까지 2995⅔이닝을 소화한 송진우는 3000이닝을 달성하며 '철완'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양준혁의 '문워크', 2009시즌 볼 수 있을까 2007시즌 3할3푼7리에 22홈런 72타점 20도루를 기록, 국내 프로야구 사상 역대 최고령 20-20을 달성한 양준혁의 지난 시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배트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이라는 수식어에 맞지 않게 타율은 2할7푼8리로 떨어졌으며 8홈런 49타점 1도루로 파괴력과 기동력 또한 저하되었다. 특히 최다홈런 타이 기록(340개. 한화 장종훈)에 단 한 개의 아치를 남겨두고 시즌을 마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준혁은 지난해 9월 28일 잠실 두산전서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10-9 승리에 공헌한 뒤 통산 최다 홈런 기록 갱신에 관련해 묻자 "글쎄, 조금 어렵지 않나 싶다.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하겠다"라며 덤덤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아쉬움을 내뱉던 그의 눈빛은 2009시즌을 겨냥하고 있었고 현재 그는 목표를 위해 배트를 쉼없이 휘두르고 있다. 양준혁은 지난해까지 프로 16시즌 동안 단 3년(해태-LG)을 제외한 시즌을 모두 삼성에서 활약한 선수다.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동시에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최형우(26), 박석민(24), 채태인(27) 등 후배 타자들에게는 귀감이 되는 선수다. 불혹의 나이에도 현역 생활을 지속 중이라는 점은 그 자체 만으로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2007시즌 후 그는 한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341개째 홈런을 때려내게 되면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모사하며 홈 플레이트를 밟고 싶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다소 엉성한 포즈에도 열성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팬들의 박수를 받은 양준혁이 관중들의 기립 박수 속에 '뒷걸음질'치면서 홈을 밟을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전준호, '최고령 톱타자? 최고 톱타자!!' 전준호의 2008시즌 시작은 너무도 초라했다. 2007시즌 연봉 2억5000만원에서 무려 72%가 삭감된 7000만 원에 울며 겨자먹기로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그는 더 열심히 뛰었고 젊은 선수들보다 더 많은 베이스를 훔쳤다. 전준호의 지난 시즌 성적은 114경기서 3할1푼 16도루로 젊은 선수 못지 않았다. 특히 개인 통산 100 3루타 달성, 양준혁에 이어 역대 2번째 2000안타 달성 및 최다 경기 출장(2070경기), 통산 최다 도루(548도루) 기록을 이어가며 값진 기록들을 양산해냈다. 분투라는 표현이 걸맞는 활약을 선보인 그에게 1년 전 삭감의 칼을 휘두른 구단 또한 1억 6000만원으로 연봉을 인상해주며 가치를 인정했다. 전준호는 그에 대해 "2년 전 연봉보다는 적지만 도장을 찍은 만큼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는 데만 집중하겠다"라며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겠다는 각오를 보여주었다. "한 경기-한 타석에 나가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맹활약을 다짐한 전준호. 야구 생활의 굴곡 속에도 뛰어난 자기관리를 기반 삼아 변함없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의 모습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송진우-양준혁-전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