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로 농촌 현실을 꼬집다, ‘삼도봉 美스토리’
OSEN 기자
발행 2009.02.03 08: 21

입담 좋은 연출가 고선웅이 구수한 우리네 사투리로 농촌현실을 꼬집는 농촌코믹스릴러 ‘삼도봉 美스토리’를 선보인다. 기획사 파파프로덕션과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연극‘삼도봉 美스토리’는 지난 2007년 파파프로덕션 창작희곡 공모전에서 가작을 수상한 신예작가 김신후의 ‘아! 삼도봉 컴피덴셜’을 고선웅이 각색-연출을 맡아 선보이는 작품이다. 원작 ‘아! 삼도봉 먼피덴셜’을 각색해 만든 ‘삼도봉 美스토리’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를 아우르는 지방사투리를 구사하는 농부 캐릭터에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여기에 고선웅 특유의 화법인 재치 있는 ‘말장난’과 치밀한 연출 구성력으로 웃음과 감동을 더했다. 연극은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가 만나는 지점 ‘삼도봉’의 미국산 양곡창고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방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농부들의 진술 속에 걸쭉하고 거침없는 사투리에서 배어나는 웃음과 코끝 찡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고선웅 특유의 웃음과 잔잔한 감동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이번 연극은 농촌문제와 농민들의 애환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농민들이 극을 전개시키며 웃음을 자아내는 사투리 진술 속에서 '미국 쌀 수입 반대' '태풍 피해보상' '농촌총각 국제결혼 사기' '농어민 융자' '농촌 노인문제' 등 이 시대 농촌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담아내 소외됐던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인 방화로 인한 토막 난 시체에서 사라진 ‘대가리’와 농민들의 진술 속에서 드러난 ‘대가리’를 찾는 과정은 속된 말로 사람의 머리를 칭하는 ‘대가리’와 ‘관료의 우두머리’라는 함축적 의미를 내포한다. 농민들의 진술 속에서 작금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 채 권위적인 태도로 비판 받는 권력기구의 모순을 통쾌한 풍자로 조롱하고 있다. 고선웅 연출은 “중학교 3학년 때 전남 무안으로 전학 간 당시 새로운 언어를 접하면서 재미에 빠졌고 학창 시절 문학반 활동을 한 것이 지금의 대사문학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싶다며 “이 작품은 농민의 고단한 삶을 소재로 해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농촌 사회가 안고 있는 적나라한 속살을 드러내 보이지만 신파적이거나 계몽적이지 않기 때문에 관객에게 연민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덧붙였다. ‘삼도봉 美스토리’는 2월 10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문의는 02)766-6007. jin@osen.co.kr 고선웅 연출의 ‘삼도봉 美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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