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이 조용하다. 전작인 KBS 1TV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이 막장드라마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시청률 수직상승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 동안 KBS 1TV 일일극은 전체 드라마를 포함하고도 일일극 중 우위를 점해왔다. 한 드라마가 끝나고 새로운 출연진과 내용의 드라마가 방송되더라도 주부 시청자층의 채널 충성도는 유지됐다. 덤으로 높은 시청률도 따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일 방송된 ‘집으로 가는 길’은 22.5%로 전체 드라마 중 4위에 머물렀다. 전작인 ‘너는 내 운명’이 40%를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누린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지난 1월 12일 첫 방송에서 자체최고시청률인 30.9%를 기록한 뒤 계속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26일에는 16.5%대로 추락했고, 현재는 20%대로 답보 상태다. 1위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34,2%)이 차지했다. 퇴근시간과 맞물리는 7시 20분이라는 방영시간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40%의 시청률 고지도 찍은 상태다.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라고 인정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출연자들의 연기력에 방송시간을 늘려달라고까지 하는 등 그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집으로 가는 길’은 ‘백만송이 장미’ ‘하늘만큼 땅만큼’ ‘슬픔이여 안녕’을 연출한 문보현 감독과 ‘은실이’ ‘당신이 그리워질 때’ 등 따뜻한 인물들로 드라마를 이끌어온 이금림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 작품. 1월 12일 첫 방송 후 오랜만에 정통 홈드라마의 귀환에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문보현 감독은 지난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전작과 느낌이 다를 것이다. 더 깊이 있고 잔잔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시청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슈가 될 만한 소재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드라마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에게 ‘집으로 가는 길’의 스토리 전개는 다소 식상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시간대가 다른 SBS에게 일일극 왕좌 자리를 내어준 KBS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닐지 귀추에 이목이 쏠린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