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 ‘꽃남’ 폭력성 위험수위” 지적
OSEN 기자
발행 2009.02.04 07: 55

시민 방송모니터링 단체가 ‘꽃보다 남자’ 의 폭력성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리방송모니터회’라는 언론수용자단체는 3일 “KBS가 공영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경쟁만을 앞세워 청소년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내용을 앞서서 방영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최근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뵈고 있는 프로그램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KBS 2TV ‘꽃보다 남자’다. 만화가 원작이라 현실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수 있겠지만 그 소재를 삼고 있는 주인공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단체는 “재벌가 꽃미남을 등장시켜 외모지상주의의 잘못된 사회의식을 형성할 여지가 크다. 여자 고등학생인 금잔디(구혜선 분)가 호텔에서 낯선 남자와 속옷만 입은 채 침대에 누운 채로 사진을 찍힌 장면은 아무리 우리사회가 개방화 되고 있다지만 공영방송 KBS에서 연출된다면 문제가 심각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했다. 청소년을 이용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로 시청률 경쟁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재벌 우상화도 꼬집었다. 구준표(이민호 분)가 자신의 신발을 더럽힌 후배에게 “너, 나보다 돈 많아? 이거, 피렌체에서 장인이 직접 만든 구두인데 돈이 많아도 안 될 걸”이라 말하는 장면, 주인공 금잔디의 어머니가 딸과 재벌 후계자의 결혼을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점을 들어 “가난은 악이고 부는 선이라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왕따 문화에 대한 희화화와 폭력성에 대해서는 더욱 걱정어린 시선을 보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주인공을 쇠사슬로 넘어뜨리고 소화기를 난사하며, 자전거와 소지품을 불로 태우는 장면은 장난은 범죄행위다. 이런 장면들이 버젓이 소개되고, 주인공은 비현실적으로 꿋꿋해 왕따 문제를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왕따와 상대적 빈곤 등으로 인한 자살문제가 아직도 뉴스화되는 현실에서 주시청층이 10대인데도 불구하고, 시청률만을 의식하고 있는 제작진들의 방송언론인으로의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 의식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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