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모범생들’의 모순된 사회, 연극 ‘모범생들’
OSEN 기자
발행 2009.02.04 11: 53

사회가 지향하는 욕망으로 가득 찬 이 시대 엘리트들의 이야기, 연극 ‘모범생들’(작 지이선/ 연출 김태형)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집단 토마토가 2009 아르코 챌리지(Arko challenge) 기획프로그램으로 소개하는 연극 ‘모범생들’은 자신의 욕망과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위 ‘모범생’ 집단을 이야기한다. 엘리트를 꿈꾸며 부조리하게 성장한 이들의 욕망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엘리트’의 모순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연극은 모범생들이 모여 있는 가상의 외국어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나쁜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그렸다. 결혼식에 모인 고등학교 동창생들이 학창시절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고등학교 3학년 교실로 무대가 옮겨진다. 시험을 치르고 난 명준은 성적 비관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이에 실패한 후 수환과 함께 단체 커닝을 모의한다. 커닝은 결국 발각되지만 누구도 처벌받지 않은 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엘리트로 성장한다.
어린 고등학생들이 뚜렷하게 알지도 못하는 야망을 가지고 치밀한 단체 컨닝을 시도한다. 그들의 컨닝은 서로의 욕망 충동에 의해 발각되지만, 잘못의 뉘우침도 없이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사회적 엘리트로 성장한다. 어린시절부터 용납됐던 이들의 야망과 부조리한 욕망은 모순된 사회 속에서 충족되어간다.
이들은 스스로의 꿈을 향한 노력이 아닌 사회적으로 주입된, 사회가 지향하는 욕망으로 가득하다. 스스로의 욕망인지, 사회에게 강요받은 욕망인지도 모른 채 주체성 잃은 자신들의 욕망은 오직 신분상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씁쓸한 이들의 ‘엘리트’지향은 한국사회의 단면을 투영한다.
홍우진 김대종 이호영 김슬기가 출연하는 연극 ‘모범생들’은 대학로 아르코소극장에서 2월 4일부터 15일까지 공연된다. 공연문의는 02)638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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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모범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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