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 대신 쌀을 가져와 주세요". 피말리는 생존 경쟁을 앞두고 조만간 미국 스프링캠프로 떠나는 메이저리거 투수 박찬호(36,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그의 아내 박리혜 씨가 힘든 경제 사정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오는 5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 37층 가네트홀에서 열리는 아내 박리혜 씨의 요리책 '리혜 키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다. 방송인 김승현 씨가 사회를 맡는 것으로 알려진 이날 출판기념회 행사에서 박찬호는 축사를 맡기로 예정돼 있다. 이날 행사가 감동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초청장 내용 때문이다. 박찬호 부부가 지인들에게 보낸 초청장 내용에는 책 출판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화환 대신 쌀을 가져와 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축하를 받는데 그치지 않고 나눔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엿보이는 것이다. 박찬호는 빅리거답게 많은 선행으로 스포츠인들의 귀감이 됐다. 꿈나무 야구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을 운영해왔고 실직자, 아동, 수재민 돕기 등에 성금을 쾌척하기도 했다. 매년 비시즌이면 최고의 기부 스포츠스타로 선행의 상징이 됐다. 이번 오프시즌도 마찬가지. TV 프로그램 '1박2일'을 통해 한층 인간적인 면모로 다가온 박찬호는 유소년 야구대회를 통해 장학금을 수여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아무도 몰래 프리허그 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에는 WBC 불참과 동시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처음으로 참가한 국내 구단 두산의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후배들을 위해 3번이나 강의에 나섰다. 그런 박찬호가 강자만이 살아남는 메이저리그 캠프를 떠나기 전 또 하나의 선행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직 어떤 식으로 불우이웃을 도울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리혜 씨가 이번 요리책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가 한국의 많은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의 행보를 짐작하게 한다. 이런 면이 바로 박찬호가 지난 1994년 메이저리그 입성 이후부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또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부활의 전주곡을 쓴 박찬호를 올해 또 주목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한편 박리혜 씨는 재일교포 2세로 일본의 메뉴 플래너와 푸드 라이터를 겸하는 프랑스 요리 전문가로 지난 2005년 11월 박찬호와 결혼해 두 명의 딸을 두고 있다. 박찬호는 오는 7일쯤 필라델피아 스프링캠프로 떠날 예정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