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바레인을 상대로 본색을 드러냈다. 오는 11일 이란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4차전을 앞두고 숨겨놨던 4-4-2 포메이션을 드러낸 것. 지난 1일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3-4-3 포메이션을 기용하며 전술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대표팀은 4일 바레인전서 익숙한 전술로 돌아서며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오른쪽 측면 풀백을 맡은 김창수는 이청용과 함께 측면 돌파를 도맡으며 공수의 연결고리로 맹활약을 펼쳤다. 왼쪽 측면에서 활약한 김동진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대표팀의 전문 키커로 나선 염기훈은 프리킥과 코너킥으로 각각 김정우와 이근호의 헤딩골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두 가지가 문제였다. 하나는 중원과 수비 라인의 간격 조절. 그리고 위험 지역에서 침투하는 상대 선수들에 대한 적절한 대비였다. 대표팀이 수비 숫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내준 끝에 가까스로 2-2 무승부를 거둔 원인이기도 했다. 특히 전반 8분 마흐무드 하산에게 허용한 중거리 슈팅이나 전반 9분 파우지 아이시에게 내준 헤딩 찬스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이스마일 오마르에게 침투를 허용한 것은 대표팀이 효율적인 수비가 필요함을 증명했다. 후반 38분 압둘라흐만 카시스에게 내준 추가골은 대표팀이 가진 문제점의 결정판이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시리아전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수비에서 미드필더와 최후방 수비라인의 간격 유지 실패는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이다. 상대 공격수를 위험지역에서 놓치는 모습도 종종 있었다. 바레인이 이란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남겼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