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불안 불안했다. ‘1박2일’의 아류라는 얘기도 흘러나왔고, 전체적으로 SBS예능국이 침체되어 있을 때라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처음 받아본 성적표는 한 자릿수인 5.7%, 그러던 프로그램은 어느새 2배인 10%를 넘어서더니 20%를 넘고, 급기야 30% 근접 고지를 찍었다. 우스갯소리로 ‘무한~도전’ 이라고 외치던 유재석의 고함소리보다 ‘우리는 패밀리~’라고 외치는 유재석의 목소리가 더 친숙하다는 팬들도 생겨났다. SBS ‘패밀리가 떴다’ 얘기다. 이런 저런 다리를 건너 이제 ‘패떴’은 한 때 예능의 최강자였던 ‘무한도전’과 ‘1박 2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상파 3사 주말 예능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패떴’은 연출자 장혁재 PD의 말을 빌리면 ‘무한도전’과 ‘1박 2일’의 중간자적 프로그램이다. ‘1박2일’과 시골이라는 배경은 비슷할지 모르나 야생 버라이어티도 아니고, ‘무한도전’처럼 한회마다 다양한 주제로 도전하기도 불가능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패떴’은 나머지 프로그램이 가지지 못한 두 가지 특색이 있다. 바로 ‘게임’ 그리고 ‘게스트’다. 물론 나머지 프로그램들도 ‘복불복’이나 종종 특별 게스트가 얼굴을 비추곤 한다. 하지만 전자에게 그것이 필요조건이라면 ‘패떴’의 경우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두가지가 없으면 프로그램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매회 비슷한 구조와 공간의 제약에서 오는 상실감을 웃음으로 변화시킨다. 장혁재 PD는 “게스트가 가질 수 있는 새로움과 게스트와 기존 패밀리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웃음, 매 회마다 달라지는 게임들이 타 프로그램과 차별 포인트다. 지난 게스트였던 다니엘 헤니 같은 경우도 의외의 것을 이끌어 낸 결과였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새 코너 기획도 고심 중이다. 하지만 ‘게임’과 ‘게스트’가 주가 되는 특성과 나머지 리얼버라이어티와의 겹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코너의 변화는 아직 꾀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장 PD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두 프로그램의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코너로 변화를 주는 것은 아직은 모호한 것 같다. 나머지 두 프로그램과 겹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항상 느끼지만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효리 씨나 유재석 씨 등 나머지 패밀리 모두가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다. 프로그램 외적인 것들로 비판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 동안의 대본 논란과 출연자의 방송 용어 논란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심경을 전했다. 장 PD는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도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매회 다른 게임을 찾는 등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시청자들에게 부탁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