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총재직을 하고 싶다면 당당히 나서라". 프로야구 선수 협의회(이하 선수협, 회장 손민한)이 선수협과의 협의와 검증 없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선임하는 데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선수협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8개 구단 사장단이 재추대 중인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에 대한 확실한 검증과 총재 내정자 본인의 해명 없이 총재로 모실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며 강경한 의사를 밝혔다. 선수협은 "과거 유 이사장이 소유하고 회장직을 맡았던 명지건설의 부도와 대표이사의 구속,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권 문제가 허다함에도 어떠한 검증이나 해명도 없이 총재로 모실 수 있는 것인지 몯고 싶다. 정말로 총재직을 하고 싶다면 당당히 나서서 의사를 밝히고 본인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능력을 검증받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성명서를 낸 권시형 사무총장은 글을 맺으면서 "우리는 야구 팬이 있기에 그라운드에서 흘리는 땀과 눈물이 결코 힘들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후퇴하는 엄연한 사건들에 대해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라며 유 이사장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바랐다. 다음은 선수협 권 사무총장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올림픽 금메달과 500만 관중시대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로에 서 있는 한국프로야구는 차기 총재를 어떤 분으로 모시는가에 그 명운이 달려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작금의 KBO 이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유영구 이사장 추대 움직임에 대하여 매우 심각한 우려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총재를 맡을 자격과 능력. 검증하였나? 무엇을 어떻게 하였나? 낙하산 총재를 거부하는 이유와 민간 자율총재를 희망하는 뜻은 십분 이해하고 동의한다. 나아가, 총재를 야구단 사장들이 추천하고 구단주회의에서 결정하는 비민주적 제도와 절차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더라도, 총재 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이 막가는 모양새는 너무도 후진적이다. 연일 보도되는 정부 요직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논의는 딴 세상 얘기인가? 소득공제 이중계상이나 연구논문의 이중게재 만으로도 장관이 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엄중한 도덕적 잣대가 왜 500만 프로야구를 책임지는 총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가? 굳이 자세한 과거의 사건들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유 이사장이 소유하고 회장직을 맡았던 명지건설의 부도와 대표이사의 구속,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채권 문제가 허다함에도 어떠한 검증이나 해명도 없이 총재로 모실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정말 총재직을 할 자격이 있는지 왜 하고 싶은지 우리에게 의사표현은 했던가? 비겁한 자세 아닌가? 한번도 얼굴을 드러내지도, 공개적으로 총재직을 희망한다는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또, 야구계를 진작 떠났어야 할 부적절한 인사를 앞장세운 채 뒤에서 숨죽이고 조용하게 추대 형식을 빌어 총재자리에 앉겠다는 생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말로 총재직을 하고 싶다면 당당히 나서서 의사를 밝히고 본인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능력을 검증받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정치권의 압력으로 사퇴하였기 때문에 재추대를 수용하겠다는 기만적 자세를 버리고,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기를 간절하게 희망한다. 우리는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기에 그라운드에서 흘리는 땀과 눈물이 결코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후퇴하는 엄연한 사건들에 대해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아무쪼록 야구계에 종사 하는 모든 관계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09. 2. 6.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 권 시 형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