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우완 정통파 유원상(23)은 그동안 기량이나 실력보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의 큰 아들로 더 유명했다. 유원상은 지난 2006년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뒤 계약금 5억 5000만 원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 탓에 '기대주'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원상은 타자와의 대결에서 정면 승부보다 도망가는 경우가 잦았다. 입단 동기 류현진(22, 투수)과의 격차는 점점 멀어졌다. 류현진이 데뷔 첫해 신인왕과 페넌트레이스 MVP를 동시 석권할때 유원상은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러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표현처럼 입단 후 3년간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유원상이 올 시즌 15승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유원상은 지난해 32경기에 등판, 5승 4패 1홀드(방어율 4.66)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9월 들어 8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1패 1홀드에 그쳤으나 0.57의 뛰어난 방어율은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선수에 대한 칭찬이 인색한 김인식 한화 감독는 올 시즌 유원상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은 하와이 전훈에 앞서 유원상의 선발 기용을 시사한 바 있다.
유원상은 "지난해 제구력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올해는 자신감있는 투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몸쪽 승부도 자신있다. 다만 과감한 투구를 펼치지 못한게 많이 아쉽다. 올해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하와이 전훈 캠프를 통해 체인지업을 익히고 체중 감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원상은 "지난해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하지 않았다. 이번 전훈 캠프를 통해 체인지업 연마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때 몸무게가 95kg 정도였는데 이번에 90kg 정도로 줄일 계획이다. 올 시즌 목표는 15승이다. 반드시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유원상이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유승안 감독의 아들'과 '만년 기대주'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그가 겨우내 흘린 땀방울 만큼 '성공'이라는 목표는 점차 가까워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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