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최대인맥 '81학번', 지도자 핵심
OSEN 기자
발행 2009.02.07 08: 22

[OSEN=김대호 객원기자] 선동렬 삼성 감독, 이순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타격코치, 이상군 한화 투수코치.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 3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81학번' 동기생이란 점이다. 정상적으로 취학해 학교를 다녔으면 1962년 생으로 올해 만 47세. 1980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81학번이 한국 프로야구 지도자그룹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선수시절부터 다른 학번에 비해 유달리 응집력이 강했던 81학번이 이제는 각 팀의 지도자로 다시 한 번 야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81학번 출신으로 각 팀의 코칭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은 선동렬(광주일고-고려대 졸), 이상군(천안북일고-한양대 졸) 외에 김용국(대구상고-한양대 졸) 삼성 수비코치, 이종두(대구상고-한양대 졸) 삼성 타격코치, 한영준(부산고-고려대 졸) 두산 수비코치, 구천서(신일고 졸) KIA 수비코치, 김성갑(대구상고-건국대 졸) 히어로즈 수비코치, 윤덕규(대광고) LG 외야코치 등 8명이다. 프로야구 코칭스태프 가운데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밖에 이강돈(대구상고-건국대 졸) 청주고 감독, 강정길(경북고-영남대 졸) 경북고 감독, 박동수(마산상고-동아대 졸) 마산용마고 감독, 허세환(광주일고-인하대 졸) 광주일고 감독 등 고등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지도자들도 수두룩하다. 여기에 이순철(광주상고-연세대 졸), 박흥식(신일고-한양대 졸) 전 KIA 타격코치, 정삼흠(명지고-고려대 졸) 전 LG 투수코치 등 재야인사까지 합치면 81학번의 위용은 그야말로 쟁쟁하다. 최동원(경남고-연세대 졸) 전 한화 2군감독, 김시진(대구상고-한양대 졸) 히어로즈 감독, 김용남(군산상고-한양대 졸) 전 한화 투수코치 등 '77학번'과 임선동(휘문고-연세대 졸) 전 현대 투수, 조성민(신일고-고려대 졸) 전 한화 투수, 박찬호(공주고-한양대 중퇴) 필라델피아 투수 등 '92학번'에 비해 질적인 면에선 다소 떨어지지만 포지션별 다양성과 양적인 면에선 81학번이 단연 최고의 인맥을 자랑한다. 81학번은 학창시절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이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80년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해이다. 이 해 5월 광주항쟁으로 첫 고교대회인 대통령배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진 선동렬의 광주일고와 김태업 이순철의 광주상고는 청룡기대회에 아예 출전조차 못했다. 대구야구의 몰락을 가져온 주인공이 바로 81학번이란 점도 흥미롭다. 경북고 대구상고가 주축이 된 대구야구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10년 넘게 전국대회를 휩쓸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81학번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1978년 대구야구 미래의 주역들이 대구를 떠나 서울로 '엑소더스'를 한 것이다. 박흥식 구천서 구재서 등이 서울 신일고로, 안언학 주대중 등이 서울 중앙고로 진학하면서 대구야구는 한 동안 침체기를 맞게 된다. 81학번은 야구가 처음 시범경기로 채택된 1984년 LA올림픽의 주축멤버이기도 하다. 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선동렬 이순철 이상군 박흥식 이강돈 박동수 등 81학번 동기생들은 그 뒤 '84회'라는 친목회를 만들어 해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 81학번은 선동렬 이순철(전 LG 감독) 등 2명의 프로야구 감독을 배출했다. 하지만 엄청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81학번들이 얼마나 더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나이나 경력으로 볼 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야구계의 전면에 등장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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