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전’에는 주식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몰라도 영화를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주식 용어들을 정리해봤다. 슈퍼개미 박창주: 마산창투? 그게 뭐 하는 회사인데? 조민형: 회사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마산 어디에 사는 슈퍼개미인데, 굴리는 자금이 웬만한 창투사보다 커서 붙은 별명이죠. 슈퍼개미= 개미라고 해서 다 같은 개미는 아니다. 수백억까지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개미와 별개로 ‘슈퍼개미’라고 부른다. 우리 나라에는 광화문 곰, 백할머니, 압구정동 미꾸라지, 울산 문어, 목포 세발낙지 등 다양한 별명의 슈퍼개미가 존재한다. 최근 주식시장에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천억 원대에 이르는 ‘슈퍼메기’까지 출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검은머리 외국인 조민형: 브라이언이 굴리는 펀드는 미국 투자 회사 거야. 그러니까 걔가 주식을 사면? 개미들은 외국인이 샀다고 그러면 좋다고 따라오거든. 이걸 두고 검은머리 외국인이라고 하는 거야. 검은머리 외국인 = 한국의 기관 투자가나 대주주, 그리고 큰손 투자자들이 버진 아일랜드나 말레이시아 라부안처럼 세금을 내지 않는 곳에 역외 펀드를 만들어 국내 증권에 투자하는 가짜 외국인 투자자를 통칭한다. 이들은 외국인 매매 동향을 따라 하는 한국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을 악용, 단기적으로 지분을 늘렸다가 추종 매매세력이 붙으면 재빨리 주식을 처분해 이익을 낸다. 사다리 (걷어)차기 강현수: 그럼 사다리 차기라는 말은 들어봤나? 사다리를 타고 맨 처음 꼭대기에 오른 새끼는 항상 사다리를 걷어차서 다른 놈들이 올라올 수 있는 길을 빼앗는다. 그게 사람이다. 그게 자본주의다. 사다리 차기=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이 다른 이들이 그 뒤를 이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수단을 뺏기 위해 사다리를 걷어차버리는 것. 선진국들이 성장하던 시기에는 보호주의와 폐쇄주의 등의 각종 규제로 자국산업을 육성해왔다가, 후발국가들이 성장할 시기에 자유시장, 자유무역 정책을 강요하는 것을 비유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사다리 차기는 ‘유치산업 보호론’의 시조로 알려진 19세기 독일 경제학자 리스트의 저서 ‘정치경제의 국민적 체계’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통정거래(=통정) 조민형 : 통정할 때는 거래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서 하거든. 순식간에 사고 파니까 끼어들 틈이 없지. 통정거래= 매수할 사람과 매도할 사람이 사전에 약속을 하고 일정 시간에 일정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 매도하여 다른 사람들이 거래에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 것.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여 선의의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BPS(주당순자산, Book Price per Share) 황종구 : 너 BPS가 뭐야? 이대리 : 네? 비피더스요? 그건 저… 요구르트 아닙니까? 황종구 : BPS! 주당순자산. 공부 좀 해라! BPS= 주식 한 주당 순 자산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것(순자산 / 주식수)으로 쉽게 말해 기업의 자산 충실도를 알 수 있는 정도의 지표. BPS가 높다는 것은 자기 자본의 비중이 크고 실제 투자가치가 높다는 뜻으로, 보통 BPS가 1000원이라는 의미는 회사가 문을 닫고 모든 자산을 처분했을 때 주주들이 1주당 1000원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1주당 주가가 BPS보다 낮은 경우도 볼 수 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