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 투수진을 책임지고 있는 일본인 투수코치인 다카하시 미치다케(54)에 대해 선수단내 평가가 후하다.
지난 해 11월 마무리 훈련에 인스트럭터로 합류한 뒤 올 시즌 1군 투수코치로 정식 부임한 다카하시 코치는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본격적으로 LG 투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선수단내에서 다카하시 코치는 ‘족집게 강사’로 통하며 선수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10년간 몸담는 등 오랜 기간 지도자로 활동했던 베테랑 코치답게 다카하시는 투수들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 조언하며 같이 연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다카하시 코치는 투수들의 투구폼 전체를 뜯어고치기 보다는 ‘원포인트 레슨’으로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카하시로부터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투수들은 “정확하게 부족한 부분을 잘 찾아준다. 함께 의논하고 보완책을 얘기해주지만 선수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선수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보강책을 묻고 실천하고 있다.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신임 투수코치를 신뢰하고 있다.
감독생활 중 처음으로 외국인 투수코치와 함께 하는 김재박 감독도 다카하시 코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김 감독은 “믿을만 하다. 선수들과의 관계도 좋고 지도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정말 열심히 한다”며 올 시즌을 함께 꾸려가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카하시 코치까지 한국야구 1군에는 3명의 일본인 투수코치가 있다. LG에서도 있었던 SK 가토 코치와 지난 시즌부터 KIA에 와 있는 간베 코치, 그리고 LG 다카하시 코치 등이다.
다카하시 코치는 아직까지 LG 전체 투수진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있다. 기대주들인 이범준, 정찬헌 등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뛰어도 손색없다’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전체 투수진에 대한 평가는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사이판을 거쳐 3월초 오키나와 훈련까지 지도한 뒤 김재박 감독과 함께 선수들의 보직을 정할 예정이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선수들의 훈련을 열심히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가토 코치와 다카하시 코치까지 2명의 일본인 코치와 함께 한 투수진의 고참 최원호는 “두 분 모두 조용한 성격이지만 다카하시 코치가 좀 더 적극적이다. 예전 가토 코치는 체력 강화 훈련 등에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었고 다카하시 코치는 원포인트 레슨을 주로 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잘 알려준다. 선수들 스스로 묻고 따라오게 하는 스타일이다. 대개 외국인 코치나 인스트럭터들은 자기 것을 다 가르쳐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다카하시 코치는 다른 것 같다”며 투수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에이스 박명환의 부상 등으로 마운드가 부진했던 LG에서 다카하시 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안정된 선발진과 함께 든든한 불펜을 구축하기 위해 다카하시 코치의 하루가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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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코치가 이재영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