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전신 OB 베어스 시절부터 포수들을 많이 배출한 팀이다. 당대 최고 포수가 팀을 지킨 시즌은 없었으나 진갑용(35. 삼성), 최기문(36. 롯데) 등 이적 후 타 팀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떨친 선수들이 많았다. 현재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경문 감독 또한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부터 OB의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쓰며 수비형 포수로 명성을 떨쳤다. 김 감독의 통산 도루 저지율은 3할7푼6리(393회 도루 허용/237회 도루 저지)로 통산 50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들 중 역대 7위에 올라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멤버이기도 했던 김태형 배터리 코치도 투수 리드가 뛰어난 포수로 인정받으며 1995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숨은 주역이 되었다. 두산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프링캠프에 총 5명의 포수를 시험하고 있다. 지난 시즌 주전 안방마님이었던 채상병(30)을 비롯해 LG 시절부터 야구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최승환(32)과 상무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용덕한(28), 김진수(30)에 신고 선수 출신으로 정식 계약에 성공한 최재훈(20)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 시즌 112경기에 출장하며 2할1푼5리 5홈런 42타점을 기록한 채상병은 두산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질타를 받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2007시즌 종료 후 터졌던 홍성흔(32. 롯데)의 트레이드 설로 인해 많은 마음 고생을 겪었으며 공,수에서 아쉬운 모습이 나올 때마다 그에 대한 비판은 거셌다. 특히 도루 허용이 많았다는 것은 그의 고질적인 약점이 되었다. 2007시즌 도중 오른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은 뒤 지난해 6월 2-2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최승환은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를 거치며 체력을 회복, 두산의 포수진을 두껍게 했다. 김태형 코치는 채상병과 최승환에 대해 묻자 "채상병이 타자가 치기 어려운 리드를 펼치는 공격적 성향이라면 최승환은 투수를 편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각자 색깔이 다른 만큼 다음 시즌 주전 경쟁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 각각 군 복무와 부상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용덕한, 김진수의 복귀도 눈여겨 볼만 하다. 2004시즌 두산에 입단한 이후 재능있는 수비형 포수로 잔부상을 호소하던 홍성흔의 공백을 메웠던 용덕한은 2년 간 1군에 오르지 못했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무리 훈련부터 매일 잠실구장을 출퇴근하며 체력 훈련에 힘썼다. 김 감독은 용덕한에 대해 "군을 갓 제대한 선수들이 겪는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훈련 성과도 좋은 편"이라며 용덕한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5월 입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이후 방출설에까지 휘말렸던 김진수도 건강한 모습으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2군 경기에 나서며 타격에 나섰던 김진수에 대해 한 구단 관계자는 "부상 이후 수비 시 반응 속도가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부상을 떨쳐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손시헌(29), 김현수(21) 등 신고 선수 출신 스타로 재미를 봐 왔던 두산은 또 한 명의 '신고 선수' 출신 포수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덕수고 시절 주전 포수로 팀을 이끌었던 최재훈은 지난해 2군서 58경기에 출장, 2할5푼6리 17타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6월 1일 잠실 KIA전에 출장해 잠시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승패가 일찍 기운 상황서 경험을 쌓은데 그치는 듯 했으나 막판 총알 같은 2루 송구를 보여주며 가능성을 비췄다. 김 감독은 최재훈에 대한 질문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선수다. 전지훈련에 참여시킨 이유는 바로 실전에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험을 쌓아주는 측면에서 넣은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신고 선수 출신 선수들에게 강한 승부 근성을 심어주는 두산인만큼 최재훈의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의 2군 관계자는 "송구 능력이 좋은 동시에 적극적인 타격과 주루를 보여준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할 만한 포수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경쟁'이라는 깃발 아래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두산 포수진. '포수 사관 학교'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춘 5명의 안방 마님 중 맹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포수가 누가 될 것인지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