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 정도 구속이면 시즌 들어가면 무조건 150km대를 던지겠는데....” 지난 달 15일부터 시작해 막바지에 이른 LG 트윈스의 사이판 스프링 캠프가 지난 8일 첫 자체 청백전을 가진 후 술렁거렸다. 코칭스태프들 사이에서 놀라는 표정들이 역력한 가운데 앞으로 얼마나 더 구속이 늘어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런 수군거림의 사건(?)을 만든 주인공들은 양팀 선발 투수들로 나선 프로 2년차 신예들인 우완 정통파 이범준(20)과 정찬헌(19)이었다. 백팀 선발로 등판한 이범준은 이날 최고구속 시속 146km을 찍었고 청팀 선발 정찬헌은 시속 147km를 마크했다. 이범준은 3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정찬헌은 1회 이병규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1이닝 3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비록 승패에서는 명암이 엇갈렸지만 둘 모두 구속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김재박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대부분은 둘의 구속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용달 타격 코치는 경기 후 “이범준은 전력투구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40km 중후반대를 던진다.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린 것 같다. 시즌 들어가면 150km대는 무조건 나올 것 같다. 정찬헌도 컨트롤이 안돼 고전했지만 구속이 작년보다 좋아졌다. 정찬헌은 경험만 좀 더 쌓고 자신감이 붙으면 크게 성장할 재목”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코치는 “범준이가 변화구도 완급조절하더라”며 작년 보다 한층 성숙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정찬헌은 “공이 좋지 않았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정찬헌은 벌써 지난 시즌 자신의 최고구속과 같은 147km를 찍어 올 시즌 150km 도약을 기대케했다. 이날 경기서 상대팀 박경수(직구)와 김태군(슬라이더)을 맞히는 등 컨트롤이 흔들리기도 했던 이범준은 “주위에서 칭찬을 많이 해줘 쑥스럽다. 구속보다는 컨트롤과 완급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에도 계속 공을 던져 지금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며 올 시즌 한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범준은 지난 해 최고구속으로 시속 150km를 마크했다. 첫 실전 경기에서부터 캠프를 한바탕 휘저어놓은 이범준과 정찬헌이 올 시즌에는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며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해진다. sun@osen.co.kr 이범준(왼쪽)과 정찬헌. /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