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을 불과 이틀 남기고 뒤늦게 합류하지만 그래도 호재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대들보인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는 11일 오후 8시반 벌어질 이란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을 앞두고 테헤란서 적응 훈련 중인 팀에 9일 오후 합류한다. 박지성은 이날 새벽 런던에서 벌어진 웨스트햄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벤치서 대기하다 후반 41분 카를로스 테베스와 교체 투입돼 불과 4분 여 동안 출전했다. 현지 언론들이 모두 팀 내 활용 가능한 선수 구성상 선발 출장을 예상했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었음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판단에 따라 막판 잠깐 기용되는 데 그쳤다. 박지성은 '산소탱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날 경기에 풀타임 출전했어도 이틀 만에 다시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데 충분한 체력과 지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내심 치열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오래 소화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부상도 생기고 체력이 아무래도 저하될 수 있어 우려했지만 이를 불식시켜준 셈이다. 허정무 감독은 테헤란 입성에 앞서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서 미드필드진의 활약에 그다지 만족할 수 없었다. 결국 해결책으로는 박지성을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 대표팀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보다는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해 안정을 꾀하는 선택이 유력하다. 허정무 감독은 이미 지난해 6월 7일 요르단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에서 조원희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자 이런 전술을 시도해 1-0 승리를 이끌어낸 바 있다. 여기에 박지성의 중원 투입은 지난 4일 바레인과 평가전서 프리킥과 코너킥으로 김정우와 이근호의 헤딩 득점을 연출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왼쪽 측면 요원 염기훈까지 살릴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박지성이 현 대표선수 중 10만 명을 수용하는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서 골맛을 본 유일한 존재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박지성은 지난 2000년 6월 테헤란에서 열린 LG컵 4개국 대회에 출전, 한국이 2-1로 이긴 마케도니아전서 A매치 6경기 만에 대표팀 데뷔골을 터뜨린 좋은 추억을 지니고 있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