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대는 저녁 7시 20분. 사람들의 귀에 꽂혀 있는 DMB에는 하나같이 ‘아내의 유혹’이 방영되고 있다. 찜질방에서 드라마 주제곡이 흐른다.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사람들이 시선이 일제히 TV에 꽂히며 브라운관 앞으로 몰린다. 퇴근길, ‘아내의 유혹’을 보며 차를 몰다 끝나기 전에 집에 도착한 A씨.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집으로 들어간다. 경기 불황 속 연일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는 가운데 이처럼 시청자들의 사랑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김순옥 극본, 오세강 연출). 이른바 ‘귀가의 유혹’으로도 불리며 퇴근 시간까지 앞당겼다는 ‘아내의 유혹’은 마의 시청률인 40%고지를 찍으며 연일 시청률 고공 비행중이다. 이 같은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아내의 유혹’의 고흥식 책임 프로듀서는 ‘작가의 힘’을 일등공신으로 내세웠다. 고 CP는 “작가의 대본 구성력과 흡입력, 빠른 연출 등을 들 수 있고, 사건 전개가 빠르고 재미있다는 것이 인기비결이라면 인기비결”이라며 “여기에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작가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에게는 다시 말해 대사가 가지는 힘이 있어야하는데 이는 타고 나야하는 것이다. 사건(구성력)을 만드는 능력과 캐릭터의 창출력이 뛰어나야 하는데 김순옥 작가의 경우 인물을 살리는 데 뛰어나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내의 유혹’은 위기와 갈등이 시작되었다 바로 해결되고 또 다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 구조로 진행된다. 간단명료하게 해결되는 이 같은 빠른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드라마의 묘미로 꼽힌다. 여기에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력 또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주는 데 플러스 요인이다. 고 CP는 “드라마가 줄 수 있는 요소는 크게 ‘재미’와 ‘감동’인데, ‘아내의 유혹’은 ‘재미’를 잘 살리고 있다. 만약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지면 ‘대장금’이나 ‘아들과 딸’처럼 ‘국민드라마’라는 칭호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인기 있는 드라마들은 대부분 연장을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고CP는 의견을 전했다. “앞을 내다보고 계약을 한다. 만약 80부작이라면 처음부터 ‘80부작 플러스마이너스 몇 부작’으로 계약을 한다. 대본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시청률이 잘 나오면 일반적으로 연장은 방송사로서는 불가피한 요소다. 하지만 그것 또한 작가의 역량에 달려있다. 더 이상 나올 얘기가 없다고 한다면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연속극 연장과 미니시리즈 연장 개념은 달리 봐야한다”고도 전했다. 고 CP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미니시리즈의 경우 연장이 쉽지 않겠지만 마라톤과 같은 꾸준한 페이스로 가는 연속극의 경우 한두 달 연장은 연장 개념으로 따져서는 안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넘어 이제 예능에서까지 ‘악’한 캐릭터가 브라운관을 장식해가는 가운데 오늘도 ‘아내의 유혹’을 향한 시청자들의 열광은 계속되고 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