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요계의 산 증인 가수 이미자(68)가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데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음반 발표 및 전국순회공연을 앞둔 이미자는 9일 오후 3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이미자 50주년 기념, 음반발표 및 전국순회공연’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함없는 열정과 젊음을 간직한 이미자는 오늘날 50주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켜온 그녀에게서 자부심과 열정이 느껴졌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이미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오늘 날과 같은 날을 예상 했나?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 했다. 오늘 날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70주년? 모르겠다." # 요즘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 많다. 요즘 국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내 노래 중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노래가 많다. 그 노래들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기러기 아빠' 등이 있다. 금지곡으로 만 20년 이상 부를 수도 없고 구할 수도 없는 아픔이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간다. 1980년대 해금된 다음부터는 어디를 가더라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불렀다. 금지곡이었던 당시에도 청와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아마 대통령께서는 잘 모르셨던 걸로 알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대통령이 내 노래를 많이 아껴주셨다." #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렸을 때부터 일찍 데뷔해서 이 길만을 걸어왔다. 가수는 별로 되고 싶지 않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남고 싶다." # 가수 패티김, 일본 가수 미소라 히바리와 비교가 된다. -"패티김은 아마 나와 데뷔가 같을 것이다. 패티김은 지난해 데뷔 50주년을 했는데 그 전에는 나와 같은 해에 기념 공연을 하곤 했다. 미소라 히바리는 자신의 나라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이룬 가수다. 그 분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 분이 일본에서 제 1의 가수라고 하는데 그런 분과 비교 된다는 점이 나쁠리가 없다.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지는? -"도회지보다는 작은 지방을 찾았을 때 나를 반가워 해주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작은 도시에 여건이 되는 한에서 많이 좀 찾아뵈려고 한다." # 요즘 젊은 가수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 젊은 친구들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예전 노래들은 조금 더 정을 느끼게 하고 가슴에 와닿는 풋풋한 정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노래들이 흥을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사회는 가슴 아프고 울고 싶고 어려운 일이 많은데 요즘 가요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없다. 후배 가수들도 이런 아픔을 공감하며 다른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노래를 불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 눈에 띄는 후배가 있나? -"원더걸스, 빅뱅 정도가 생각난다. 노래를 들어보고 괜찮다고 생각한 후배는 있지만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할 수는 없다. 누구라고 지적을 하는 건 후배들을 위해서도 안 좋은 일인 것 같다. " # 신곡 제목을 '내 삶에 이유 있음은'으로 지은 이유는? -"50주년을 아우르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시인 김소엽 선생에게 어렵게 노랫말을 부탁 드렸고 곡은 장욱조 선생님과 그 딸 장지연 씨가 같이 지었다. 내가 걸어온 50년 인생을 담았다." # 50년 롱런의 비결이 있다면? -"가사에 따라서 감정을 꼭 집어넣고 부른다. 아무리 자기가 잘 부를 수 있는 노래라도 기교를 넣지 말고 순수하게 불러서 가사 전달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가수의 본분이라고 믿는다." happ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