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감독, “이제 LG 백업요원도 해볼만 하다”
OSEN 기자
발행 2009.02.10 07: 02

“백업이 강해야 우승한다”. 김재박(55) LG 트윈스 감독은 요즘 야수진만 보면 흐뭇하다. 사이판 전지훈련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현재 김 감독은 “이제 LG 백업도 강해지고 있다”며 올 시즌 호성적의 밑바탕을 만족스럽게 그리고 있음을 엿보였다.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지만 김 감독은 ‘강한 백업멤버론’을 먼저 경험한 감독답게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은 “현대 시절 4차례 우승의 원동력도 백업멤버가 강했기 때문이다. SK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요인도 마찬가지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크지 않을 때 팀이 강해진다”고 평소 지론을 강조했다. 지난 시즌 내내 “선수가 없다”며 LG의 빈약한 선수층을 탓했던 김 감독이 ‘해볼만 하다’며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물론 스토브리그서 특급 FA(프리 에이전트)였던 2명의 야수(외야수 이진영, 내야수 정성훈)를 영입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2명이 전부가 아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미래 4번타자 박병호’와 내야수 박기남, 친정팀에 복귀한 베테랑 박종호 등이 기존 주전들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좌타자 이병규 등 기존 신예들의 기량이 부쩍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내외야에 걸쳐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된 것에 김 감독이 만족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야수 전포지션에 걸쳐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자 코칭스태프도 신이 났다. 김용달 타격 코치는 “코칭스태프가 전보다 편해졌다”며 웃었다. ‘선수들 기량이 늘어서 그런 것이냐’는 물음에 김 코치는 “그게 아니다. 선수들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다 보니 코치들이 따로 시킬 것이 많지 않다. 알아서들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선수들에게 ‘이것 좀 해라’며 일일이 지시했지만 이제는 자신들이 알아서 더 훈련하려고 달려든다는 것이다. 사실 LG는 근년 들어 붙박이 주전들과 백업멤버간의 기량차가 커서 부상 등으로 이탈자가 생길 경우 대체요원이 부족했다. 때문에 일부 주전들은 ‘나 아니면 안되지 않느냐’며 은근히 나태함을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주전들의 부상이나 나태함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포지션 경쟁에서 밀린 자원들까지 4대 1 이상의 주전경쟁을 펼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구멍이 생기면 대체할 수 있는 백업요원들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김재박 감독은 전체 야수진의 기량향상에 반가워하며 마무리 투수 등 투수진만 좀 더 강화되면 ‘올 시즌 4강 이상도 해볼만 하다’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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