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 50년 외길 걸은 수퍼스타의 감동
OSEN 기자
발행 2009.02.10 07: 14

한 길을 50년 이상 걸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올해로 가수 활동 50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68)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50주년 기념 음반 발표와 전국 순회 공연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검정색 정장을 입고 늘 그렇듯 단아한 모습으로 나타난 이미자는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느끼게 하는 바가 많았다. 50주년을 기념해 101곡을 담은 기념 음반 ‘이미자 50년, 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 노래 101곡’을 내놓은 이미자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떨리기도 한다”며 이 자리에 선 소감을 전했다. 이미자는 50년 동안 전통가요를 지키면서 노래 스타일을 바꿔볼까 하는 유혹도 느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녀는 “지성인들이 '동백 아가씨'를 부르면 깔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미자는 촌스러운 가수로 못 박혔다. 어린 마음에 스타일을 바꿔볼까 하는 유혹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안 바꾸고 스타일을 지켜 왔다는 것에 너무나 보람을 느낀다. 만약 스타일을 바꿨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촌스러운 사람이니 촌스러움으로 그냥 남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길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을 것 같은 그녀지만 그녀 역시 자신의 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때로는 망설이기도 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또 “데뷔는 수월하게 했지만 가수로서 지낸 50년이란 세월은 아픔도 많았다. 기쁜 일도, 보람된 일도 있었다. 가수로서 너무 행복하게 살았지만 어린 나이에 데뷔해 노래만 부르다보니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쓰지도 못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 것이다”라며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길을 평생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것은 자신의 노력과 환경까지 모두 일치 돼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불가능한 환경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 역시 자신의 의지다. 때로는 고민을 하고 때로는 포기 하고 싶을 만큼 힘이 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길에 대한 믿음과 고집임을 그녀는 말해준다. 매일 매일이 힘들고 내가 가는 길이 진정 원하는 길인지, 옳은 길인지 의심이 갈 때면 그녀의 깊은 눈이 떠오를 것 같다. “촌스럽게 남아 전통가요를 지킬 것이다. 내 노래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노래가 많지 않냐. 시기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신세대 가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픔과 기쁨을 전달하는 것이 대중가수라는 것이다. 지금은 흥겨운 것만 쫓는 것 같다. 후배들도 가슴에 전달될 수 있는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는, 경험에서 나온 그녀의 말은 그래서 느끼게 하는 바가 많다. 이미자는 4월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작은 지방 도시까지 순회공연을 한다. 대전, 대구, 안산, 원주, 전주, 수원, 청주, 목포, 광주, 진주, 부산, 의정부 등 각 도시에서 그녀의 삶을 닮은 친근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50년을 지내온 사람들에게는 그녀와 함께 추억을 되살리고 힘을 얻어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happ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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