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 우선일까. 아니면 소속팀이 먼저일까. 지난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마이클 오웬(30)이 대표팀 경기에서 큰 부상을 입으면서 촉발된 논란이 스페인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25)의 1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는 잉글랜드 대표팀과 친선경기 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레스의 스페인 대표팀 발탁이 문제가 된 것은 그의 허벅지 부상이 원인이다. 지난 유로 2008에서 맹활약을 펼친 끝에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어낸 토레스는 잦은 대표팀 발탁으로 같은 부위에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토레스는 14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는 데 그치고 있다. 물론 지난 2일 첼시전에서 두 골을 터트리면서 부활의 시작을 알린 토레스는 포츠머스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건재를 알지만 지난 시즌에 비하면 초라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이 토레스의 대표팀 차출에 불만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일. "토레스는 아직 스페인 대표팀에 출전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베니테스 감독은 "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아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많은 선수를 선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보상이다. 만약 토레스가 잉글랜드전에서 부상을 당할 경우 리버풀은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최대 10만 파운드(약 2억 원)의 보상을 받는 것이 전부다. 리버풀이 토레스에게 지불하는 일주일치 급여에 불과한 금액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금액이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주포 오웬이 부상을 입으면서 곤경에 처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요구한 끝에 5만 파운드(약 1억 원)에서 2배로 늘린 액수라는 데 있다. 구단과 대표팀이 선수의 차출을 놓고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이 논란의 중심에 선 토레스는 "유로 2008의 출전으로 아직 몸에 문제가 남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선수들의 고민이다. 부상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스페인 국가대표라는 사실에 사명감을 가지고 뛰겠다"고 말해 소속팀과 대표팀의 마찰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stylelomo@osen.co.kr
